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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1 23: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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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떡볶이를 안좋아하긴 하지만 맛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름.
떡볶이는 소스가 맛있음.
이 소스는 어지간한 고기요리에 사용하면 다 맛있음.
제육볶음도 떡볶이 소스로 하면 맛있음.
문제는 황교익의 맛있다 맛없다 기준은 '재료의 맛을 살리느냐 못살리느냐'임.
이 분은 강원도 경상도 음식은 어지간하면 다 맛있다고 하는 사람임.
배추전, 감자떡, 뭐 이런 거 좋아함. 맛 심심하고 솔직히 상품화해서 팔면 흑자보는 걸 기대하기 어려운 그런음식들.
고추가루 들어가는 음식은 고추풋내 내는 음식 좋아하고 그런 사람임.
제주도 빼고 8도를 전전하며 살면서 개인적으로는 강원도 음식을 좋아하지만
남들한테 권하기는 좀 거시기함. 솔직히 맛없거든. 그 지역에 가서 가장 선도가 좋을 때 요리해서 나온 게 맛있지
이걸 냉동해서 서울로 배달시키는 순간 맛이 확 떨어져버리거든.
떡볶이는 재료의 맛을 전혀 살릴 수가 없음.
옛날 궁중떡볶이면 모를까 흔히 먹는 고추장떡볶이는
떡의 밍밍한 맛을 덮기 위해서 고추장과 설탕으로 자극적이게 만든 게 떡볶이라서
재료위주로 미식하는 황교익 입맛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음식.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재료의 맛을 살려야 한다는 건 결국 본말전도가 아닌가 싶음.
최상급재료는 요리 안 해도 맛있음. 그냥 굽기만 해도 맛있는 고기는 맛있고
배추도 맛있는 배추는 그냥 생으로 뜯어먹어도 달고 고소하니 맛있음.
사람이 살면서 꼭 최상급의 재료만 가지고 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요리가 필요하다고 여기는 본인으로서는
황교익 선생의 지론은 이해가 가면서도 다 수용할 수는 없음.
그래서 황교익이 음식점을 열면 아마 3달 안에 문 닫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음.
그냥 그려려니 하시길.
그거랑은 별개로 솔직히 떡볶이가 진짜 맛있으면 쥐박이 때 대박이 났을거임.
사람 입맛은 생각보다 솔직함.
갈비같은 건 잘 팔리는데 떡볶이는 안 팔림.
수 많은 한국음식 외국인 리액션을 봐도 '돈 주고 사먹고 싶을 만큼 맛있어!'라고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