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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1 14:05:04
3/5
헐크는 원작에서도 초창기부터 참 계륵같은 캐릭터였슴.
이른바 근육빠워어어어 계열인데, 쓰잘떼기없이 지구 최고의 감마선/유전공학 박사 타이틀을 첨가한 기획부터가 망트리였슴.
슈퍼히어로들중에서도 순간최대출력 기준 상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빠워어어어인데 머리까지 천재이니 너무 먼치킨스러움.
그래서 밸런스랍시고 넣은게 분노해서 이성을 잃어야 변신. 근데 그럼 머리 좋은거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거잖아. 이성이 없는데.
그나마 어벤져스가 아니라 솔로 단독 만화일땐 좀 나았슴.
머리굴리며 악당을 추적하고 마지막순간 힘에 의존할수밖에 없는 결정적 타이밍에 변신한다거나, 조금은 이성이 있다거나 했으니.
근데 캐릭터 아이덴티티때문에 점점 변신시의 쥐뿔만한 이성마저 없어져가고...
마블의 모든 개별 캐릭터들이 하나의 세계관에 통합되어가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
그런식의 근육빠워어어어어 캐릭이 헐크말고도 판타스틱4의 돌인간 씽 이라든가 여럿 생겨버림.
게다가 그 씽이라든가 다른 빠워어어어 캐릭터들은 파워변신해도 이성을 멀쩡히 유지함.
씽은 아예 그 상태로 여전히 지구 최고레벨의 공학자임 ;;;; 머리쓰고 기계만들거나 고치면서 활약하는경우도 적잖음.
심지어 쓰잘떼기없이 나름 인기 캐릭이라 유사한 스핀오프적인 다른 헐크 캐릭터들도 생기는데,
그 다른 헐크들도 변신시에 이성을 대부분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함. 심지어 한국인 헐크는 변신하고도 머리 짱 좋음.
이러다보니 본래의 브루스베너 헐크는... 음............ 으음................. 이걸 어떻게 써먹어야하지???가 되어감.
한때 이성을 유지하는 변신도 작가들이 시도했으나, 캐릭터의 아이덴티티가 붕괴라고 욕만먹고 다시 미치광이로 되돌림.
애초에 첫단추를 잘못끼운 캐릭터라 이제와서 뭘 어떻게 고칠수가 없슴. 고치면 그건 브루스베너 헐크가 아님.
그 결과... 어벤져스내에서도 전투시에 이성을 잃고 적아군 다 공격하는 제3세력(?)이 되버리거나(영화에서도 묘사되듯),
간단하게 세뇌형 적에게 세뇌당해 적의 하수인이 되어 덤비거나, 공격력은 너프되고 그저 멧집만 남겨져서 남들 다 쓰러질때 자기 혼자 생존'만' 함.
결국 그냥 민폐캐릭, 개그담당, 툭하면 적이 되는 역할...로 전락.
심지어 변신해서 이성을 잃었을때 어린이를 잡아먹은 식인사건까지 벌어져, 사형판결로 바다위 폐기 항모에서 핵폭탄을 떨굼당하기까지함.
애초에 '월드 워 헐크'에서 다른 히어로팀 수장들의 모임인 '일루미나티'가 헐크를 우주로 추방하기로 한것도 그간 헐크가 쌓아온 업보탓임.
더는 히어로들도 헐크를 쉴드쳐줄수 없을지경이 되버려서... 따지고보면 헐크의 적반하장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