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6
2022-03-31 18:10:13
4
전여자친구가 안산사람이었음
세월호사고 터지고 일주일정도 지났을땐가
그 친구네 집에서 티비보면서 가족분들과 밥먹는데
여자친구가 갑자기 소리를 지름
같이 일하던 동료분이 카메라 앵글에 잡혔고
그 분의 아들이 희생자였던거임.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안산이 잘사는동네가 아니기에
수학여행 한번 가는거에 엄마들 아빠들이 꽁짓돈 숨겨놨던걸로
신발하나라도 겉옷하나라도 무리해서 사입혀서 보냈을거고
안산 합동분향소 가본사람은 알겠지만
정말 그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그 큰 체육관을 가득 채워서
거기 서있는것조차 힘든데 영정사진이 다 너무 어린학생들이고
영정사진 옆에 가족지인들이 놔두고 간
아디다스, 나이키 운동화박스가 보이고
너무 버티기 힘들어서 헛구역질이 나올라하더라.
밖에 나오니 분향소에서 방금 나온사람들 여기저기 주저앉아 울고있고
자원봉사자분들은 사람들 부축해주고 티슈나눠주고 하는데
그분들 눈빛이 산사람들 눈빛이 아님.
분향소에 온 사람들은 가족도 친척도 지인도 동네주민도 아닌
그냥 대한민국에 사는 그냥 사람인데
분명 우리는 잘못한것도 하나없는데 살아있는게 죄스러웠음
아직도 세월호얘기가 나올때면 눈물부터 나오고
교통사고 이지랄 하는순간 바로 이성의 끈을 놓게되더라.
아직까지도 죄책감이 있음.
처음 사고가 터졌을때 당연히 다 구조되겠지 라고 생각한
그 안일한 마음도 죄스럽고
신촌에서 세월호추모집회를 할 때 반대편에서
감성팔이하지말라던 베충이새.끼 살려보낸게 죄스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