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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 23: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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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저런 적이 있었음. 십수년 전에 중국 출장갔을때, 누구 기다리는 중이었나, 쇼핑하는 중이었나, 하여튼, 선팅 짙게 한 차 앞에서 담배 피면서, 머리 정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어가 쓰윽 아래로 내려가길래,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쏘리쏘리 했음. 그런데, 젊은 남자 한 명이, 내가 영어로 쏘리 해서 그런지, 살짝 의아해 하면서, 나를 보더니, 어디서 왔냐, 여기서 뭐하냐, 등등 물어보고, 내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소녀시대였나, 원더걸즈 였나, 막 흥얼흥얼 거리면서 자기가 한국 걸즈 노래 팬이라면서, 유쾌하게 말을 잇더라고요? 얘기 들어보니까, 나름 부잣집 도련님같았는데, 독일인가, 프랑스였나, 유학갔다가 들어온지 몇달 됐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둘이서 떠듬 떠듬 영어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얘기하는 도중에 퍼뜩 뭐가 생각났다는 듯이, 혹시 괜찮으면 자기랑 술이나 한잔 하자 그러는 거임. 내가 머릿속으로 장기밀매, 외국인 납치 등, 이런저런 편견같은 망상이 교차하면서 갸우뚱 하고 있으니까, 자기 친구들이랑 자기 집에서 술을 한잔 하기로 했는데, 외국친구도 섞여 있어서, 한국친구가 오면 그 친구들도 좋아할 거라 얘기 하길래, 살짝 고민하다가, 설마 , 뭔 일 있겠냐 싶어서 오케이 함.
그래서 타국에서 처음 만난 사람의 차를 얻어 타고 무슨 맨션가 쪽으로 가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아파트같은 구조로 된 집'이 그렇게 큰데는 처음 봤음. 무슨 아파트에 샹들리에가 있고, 방이 거짓말 좀 보태서 열개는 넘는 것같고, 대형 스크린에, 사방이 창인 거실 등등...하여튼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로 큰 집이었음. 손님들이 하나둘 도착하고,서로 인사 나누고 있는데, 이 집주인 친구(나랑 처음 만났던)가 전화를 받더니, 나보고 , 유 럭키(이랬던 것같음), 어쩌고 저쩌고 함. 한참뒤에, 집으로 한무더기의 여성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거임. 나는 어안이 벙벙해져 있는데, 나를 데리고 왔던 그 친구가 나도 그 여성들에게 소개시켜줌. 어디 환락가 분위기는 아니고, 서로 옷차림도 다르고, 자기들끼리는 아는 사이인 것같았음. 주변 분위기를 보니, 손님들도 여자분들하고 안면이 있는듯 서로 인사하고 있고, 나는 데면데면 해서 가만히 있었음. 그런데, 그 집주인이 한 여자분 귀에 뭐라고 속닥속닥 대니까, 그 여자분이 생글생글 웃으며 내 옆자리에 착석을 하는 거임. 당황하기도 하고, 좀 예상외였던 터라..말도 못 걸고 있는데, 처음엔 일본어로 나한테 말을 걸었음. 집주인이 그 여자 분 귀에다가 뭐라고 속닥속닥 댔었는데, 보니까, 내가 어느나라 사람인지 맞춰 보라는 거같았음.
하여튼 서로 술도 몇잔 들어가고 안면도 텄고 해서, 하하호호 웃는데, 이상한게, 분위기를 보니까, 한커플, 두커플씩, 그 각각의 방으로 들어 가는 거임. 나는 설마 설마...설마 설마...하고 애써 태연한 표정 짓고 있는데, 그 여자분이 나한테 ' 1분 뒤에 자기가 들어가는 방으로 들어오라' 같은 말을 하고는, 남아있던 술을 원샷 하더니, 나를 보고 생긋 웃어주고는, 어떤 방으로 들어가버림. 흐미...이게 뭔일인가 두근두근 하고 있으니까, 그 집주인 놈이 나를 보며,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 오늘 넌 행운이다. 좋은 시간 보내라 친구' 이런 말을 함.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 여자분이 들어간 방으로 뚜벅 뚜벅 걸어가서 앞에서 심호흡 한 번 한 다음에, 노크를 똑똑 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다시 노크를 하니까, 그제야 ' 컴 인' 이래가지고 문을 열었는데, 데이타가 없으니까 그 때 꿈이 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