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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2 17: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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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공황으로 한창 병원다닐때 의사선생님이 부모님께 제 증상을 설명할 때 하셨던 말이에요.
바로 앞에 호랑이가 있다고 생각해보시라고. 덜덜 떨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고 공포가 온 몸에 감겨오는데 그 호랑이가 24시간 내내 눈 앞에있고 언제 공격할지 모르는 상태인 느낌이라고...따님이 그런걸 계속 느껴오고 있다고요.
차 타고가면서 커브돌때마다 사고날 것 같다는 불안감 느낀다는 댓글 엄청 공감해요. 그냥 불안하다 정도가 아니라 당장 사고가나서 죽는 모습이 그려질 정도에요.
문자 하나, 전화 하나가 올 때마다 움찔하곤 해요. 혹시나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연락온 건 아닐까.
전 공황장애때문에 갑자기 공황발작도 일어나곤 해서 숨을 못쉬게 될 때가 제일 허망하더라고요. 심장 뛰는거야 무섭긴하지만 하도 자주 그러니 그렇다 치더라도... 숨쉬는것 하나도 못해서 허덕댈때엔 어찌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인지. 게다가 우울증도 함께있어서 심한 날에는 거의 하루종일 울고만 있어요. 이걸 해결할 방법도 없고 당장에 효과를 내는건 약을 먹는거지만 친한 사람들 아주 대다수의 반응은 "왜 그런걸로 약을 (병원을 다녀) 먹어."
친한 사이라 말 한거였는데도 십중팔구의 반응이 그랬어요. 그래서 아프더라도 말 할곳이 없으니 늘 숨죽여 울어요.
정형돈씨 기사뜨면서 사람들이 불안장애에 대한 안좋은 댓글들 단 걸 보고 다른 사람들이 날 저렇게 보겠구나 싶어서 기사뜬 날 엄청 울었네요 ㅠㅠㅠㅠ
다른 사람들은 신경쓰지 마라, 라고 하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됐더라면 왜 불안장애겠어요.. 혼자있을땐 이모양이지만, 주변에선 아무도 몰라요. 오히려 너처럼 긍정적인 사람 못봤다 소리를 아주 많이 들어요. 공황이라고 다 폐쇄/광장 공포증이 있는건 아니라서 전 장시간 비행기도 잘타고, 잘 돌아다녀요.
다만 겉으론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이라도, 속은 아예 문드러진것 같아요.
이 힘든걸 비슷하게 겪고 계시단걸 알아서, 정형돈씨가 금새 털고 일어나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