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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0 14: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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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가 대단한 것은 그가 음악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대중,노무현과 유사하게 기득권층과 철저하게 싸워왔다는거죠.
서태지가 등장해서 랩댄스라는 새로운 장르로 젊은 세대를 휘감아치자, 당시 기성세대는 그저 그런 신드롬쯤으로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랩메탈과 국악을 접목한 '하여가'가 발표되면서 서태지는 그저 그런 딴따라 연예인이 아님을 입증했지요.
결국 한방은 3집에서 터졌습니다. 94년 당시 남북핵위기로 인해 전쟁직전까지 갔던 상황속에서 통일은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대세였습니다.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통일은 필요없다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난 것을 보고, 그런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서태지가 94년 8월 15일에 들고 나온 음악이 바로 발해를 꿈꾸며였죠. 남북의 평화적 통일을 바라는 이 노래는 당시 정치적에도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이 노래로 인해, 그리고 기득권에 저항해오던 서태지의 행보가 못마땅하던 김영삼 정부는 당시 안기부를 동원해서 서태지를 사찰하고 감시하였으며, 실제로 서태지는 안기부에 끌려가서 조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신해철과의 인터뷰에서 서태지가 밝힌 내용)
서태지를 향한 기득권의 서태지 죽이기는 여기서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3집의 수록곡 교실이데아에서 '피가 모자라'라는 악마의 소리가 나온다는 소문을 퍼트린 곳이 바로 당시 개신교측이죠. 언론에서도 연일 서태지만 공격하면서 서태지에 대한 대중의 비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습니다. 이처럼 김영삼 정부(보수기득권)-개신교-언론의 삼각동맹은 철저히 서태지를 죽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고, 결국 서태지는 정치적 외압을 견디지 못하고 가요계 은퇴를 선언하게 됩니다.
물론 서태지는 은퇴하기 직전 발매한 마지막 정규앨범 컴백홈을 통해 현 시국을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시대유감을 통해서 물질만능주의, 산업화, 정치인들의 부패, 사회기득권의 부패들을 고발했죠. 결국 미운털박힌 서태지가 은퇴안하고 못배겼을 거라는 점은 누구나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나마 인재가 인재를 알아본다고, 당시 서태지 죽이기를 막으며 정치적으로 도움을 준 분이 바로 김대중 당시 국민회의 총재입니다. 그러한 인연으로 김대중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식에 서태지와 마이클 잭슨을 초대하기도 했고, (물론 서태지는 은퇴 후 잠적중이라 참석을 못했음) 서태지가 컴백하였을 때 따로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최근에서야 강력하게 제기되는 추측인데, 서태지가 솔로로 컴백한 이후부터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비판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일례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여해달라는 수많은 팬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서태지는 '음악으로만 메시지를 전하겠다'라며 정치적인 중립..에 가까운 태도를 나타내죠. 나중에 알고보니 이지아와의 결혼을 알고 있던 기득권층이 그걸 터트리게 되면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쏠려있던 관심이 서태지로 분산되서, 아무튼 사회적으로나, 본인으로나 안좋았던 상황이기에 잠시 때를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쿵 저러쿵 시간이 흘러 역시나 이명박은 자신의 가장 위험한 주홍글씨인 BBK를 막기 위해 서태지-이지아 이혼설을 이용하죠.
서태지의 모든 것이 까발려진 (도덕적인 흠결은 없었음에도) 이후 서태지가 들고 나온 크리스말로윈을 보면 마치 시대유감을 연상시키는 듯한 가사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누가봐도 뻔히 박근혜를 까는게 맞는 기사부터 해서 정치적인 메시지가 수두룩하죠. 간만에 서태지다운 가사를 보게되서 참 좋았네요.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서태지는 단순히 음악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고 선도한 혁신가라는 점입니다.
서태지-이은성 결혼 이후 3분의 2나 되는 팬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서태지의 안티팬으로 돌변했는데, 그 이후로 말도 안되는 표절설이 계속 나돌고 있죠. 만일 서태지가 하나라도 표절을 했다면 그는 대한민국 기득권이 주시하는 상황에서 절대 가수로써 활동을 못했을 겁니다. 마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취업 문제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전혀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볼때,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 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서태지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혁신가입니다. 그만한 인물은 다시 나타나기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