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코 조국 전 장관의 책임은 아니었지만, 이른바 '조국사태' 혹은 '검찰쿠데타'로 불리는 사태는 우리 정부를 지독하게 어렵게 했습니다. 그 어려움의 정점은 우리가 기억하는 2019년 가을 겨울이 아니라, 바로 2020년 12월의 1심 판결이었습니다.
민주당이 왜 이토록 2019년 사태에 대해 새가슴짓을 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1심 판결의 '권위'를 함부로 부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사건의 내용을 잘 모르는 상당수 의원들은 실제로 "정경심 교수가 일부라도 유죄일 것"이라고 믿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분들께서 "정경심 교수는 무죄다"라고 꽉 믿고 계시겠지만, 사건의 실체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가지고 정경심 교수가 무죄라고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네, 용케 그 실체를 가까이에서 파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로서 저는 정경심 교수가 무죄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경심 교수의 무죄를 믿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어쩌면 몇 배나 되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의심을 1심 판결로 추인받고 정경심 교수의 유죄를 믿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1심 판결문을 몇 차례에 걸쳐 뒤져볼수록 느껴지는 것은 이 사건이 단순한 검찰의 과잉수사와 재판부의 오판이 아니라, "조국은 반드시 요절을 내야한다"는 어떤 세력의 집요하고도 굳건한 의지가 담겨있는 사건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있어 조국은 그들의 기득권을 침해하고 권위를 허무려는 세력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기필코 조국을 결딴내 그들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생각조차 못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1심 판결문은 그 자체가 허위공문서라고 해야 할 만큼 오판과 오류로 가득 차있지만, 그것은 검찰의 억지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 정도가 아닙니다. 재판부 스스로 새로운 논리와 사실을 발굴해 검찰의 주장과 논리마저 뛰어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것은 또한 1심 판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심 재판부를 향해 "이 판결을 뒤집으면 법원에 대한 자해행위이므로 절대 뒤집지 말라"는 협박 문서와도 같습니다.
2심 재판부가 1심을 뒤집으려면 "1심 판결이 잘못됐다"는 정도가 아니라 "1심 재판부가 완전 쌩날나리에 날강도 새끼들이다"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니 1심 재판부는 "법원의 명예에 칼을 들이댈 생각이 아니라면 함부로 뒤집지 말라"는 경고를 500페이지가 넘는 판결문에 가득 담아놓은 것입니다.
법원은 능히 "조국은 반드시 요절을 내야겠다"는 결의와 "이런 큰 사건에서 법원의 오류를 스스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지로, 없는 논리와 증거를 만들어내서라도 변호인단의 무죄 입증을 기각할 수 있습니다. 알리바이 아니라 알리바이 할아버지를 들이대도 무슨 희한한 논리로 그것을 무력화할지 모릅니다.
그렇게 해도 언론이건 정치권이건 국민들이건 "아무러면 검찰이 바보도 아닌데 그런 무식한 짓을 했겠어? 아무리 법원이 썩었어도 그래도 이렇게 큰 사건을 함부로 판단했겠어?"라며 다들 믿어줄 준비가 돼있기 때문입니다. 믿어줄 준비가 돼있는 정도가 아니라 제발 그렇게 하라고 그들도 항소심 재판부에 기대를 걸고, 한편으로는 꽉믿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유무죄 여부가 아닌 '전망'을 물어보신다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어깨에 힘 쭉 빼고 대충대충 할까요? 그럴 수는 없죠. 하는 데까지 해봐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가 시작하는 5월 10일, 우리는 우리 정부를 가장 힘들게 했던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어놓을 증거와 자료와 논리를 대방출할 계획입니다.
제가 스스로 맡은 일은 이 날 재판에서 공개되는 내용을 모든 언론이 도저히 안 쓰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일입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소위 좀 있는 매체에 있는 친구들일수록 아예 믿고싶어하지 않습니다. "4월 12일 증거조작 사례는 예고편이다. 5월 10일 검찰이 꼼짝못할 내용이 공개될 테니 준비해라"라고 얘기해도 다들 탱자탱자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김의겸 의원이 어제 글을 올려주셨죠? 그 글의 핵심은 "정치인 김의겸이 아니라 최순실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 김의겸"의 자격으로 쓴 글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자의 촉'을 얘기했습니다. 검사와 판사, 판사와 판사끼리 통하는 뭐가 있다면, 기자는 기자들끼리 통하는 뭐가 있습니다.
아무리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기자라도 5월 10일 공개될 내용을 접하면 도저히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믿음이 현실이 되도록, 저는 제가 가진 재주와 능력을 총동원할 계획입니다.
김의겸 의원이 나서주니까 그래도 몇 개 매체에서 "정경심 교수 PC, 방배동 자택에 없었다는 점 알고도 검찰이 은폐했다"는 김 의원의 얘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5월 10일은 어떤 식으로 쓰든 변호인단이 공개할 내용을 모든 언론이 쓰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분도 도와주십시오. 몇 개 매체라도 기사가 나오면 맹렬하게 공유하고 전파해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항소심 재판부를 압박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검찰이 또 무슨 헛소리로 물을 흐릴지는 모르겠지만, 5월 10일 재판을 지켜보시면 그동안 답답했던 여러분의 마음도 한꺼번에 뻥 뚫릴 것입니다.
자,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