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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6 00: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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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많이 힘들 것 같아서 덧글 적어봐요. 계속 본인이 나쁜 사람인 것처럼 여겨져서 많이 자괴감도 들겠지요. 그런데 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약하자면 어른들은 님이 어떤 상황인지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자신들을 일순위로 놓아서 일을 시키고, 님은 하고, 그리고 피해는 온전히 님이 다 껴안고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계속 피해받는 걸 누가 원해요, 나도 내 삶이 있는데. 님의 짜증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을거에요.
나는 분명 피해를 봤고, 보고 있는데, 그 피해를 입게 만든 쪽에서는 신경도 안쓴다는 거. 이게 짜증이 안난다면, 오히려 그게 더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반대로 어른들의 입장에선, 예전엔 고분고분 말 잘 듣던 놈이 짜증내고 거기다가 말을 하니까 거슬리는거죠. 원래 님이 일을 하는 건 당연했던 건데, 그 당연한 게 당연한 게 아닌게 되어버렸으니까.
그런데요, 제가 해보니까 그냥 썅년되는게 낫더라고요. 내 인생 누구도 안 책임져요. 내가 좆되면 나만 좆되는 거에요.
내가 망하든 좆되든 알 바 아니고 당연하게 자신들을 돕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저는 그래서 당연하게 받으려고 하는 그런 노동들에 대가를 요구했어요. 제가 볼 손해의 값어치만큼요. 3만, 5만, 10만. 용돈이나 주시고서 그런 일 시키시죠? 내가 사회나가면 손해란 손해는 다 끌어안고 현대판 노예처럼 무료로 부려먹히다 굶어뒤지라고 이러는 겁니까, 이런 식으로요.
그냥 해달라고 하면, 서울대 합격시켜주세요, 삼성취직시켜주세요로 받아치고 무시하고요. 썅년소리들을지언정 착한 사람일 때보다 살기 편해지더라고요.
그런데 역시 공짜가 좋은지 나중엔 암것도 모르고 어른들 말에 그냥 다 따르는 다른 '착한 아이'를 알아서들 찾아가시더라고요.....ㅋ
그렇지만 주변인에게 감정을 발산하는 건 분명 좋지 않은듯하네요. 님이 무조건 어른 말을 따를 이유가 없듯, 다른 사람이 다른 곳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생긴 님의 짜증을 받을 이유도 없어요.
뜬금 없이 짜증날 때마다, 이 사람은 내게 잘못한 게 없음을 떠올리시고 일단 심호흡 한 번 해보세요. 심호흡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