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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8 16: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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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9월 16일,
휴대폰 어플을 통해서 메시지만 주고 받다가 신촌 유플렉스 앞에서 처음 만났다.
출구 번호는 지금도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유플렉스 방향쪽으로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처음 만나는 외국인이었고
인터넷으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처음인지라 조금 부끄러웠다.
때문에 에스컬레이터 저 끝에 기다리고 있는
작은 여자아이가 그녀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일부러 지나쳐버렸다.
그리곤 밖에 나와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저 도착했는데, 어디에요?”.
곧이어 답문이 왔다.
예상했던 문자.
“저 위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먼저 찾아와주길 하는 바람에
내가 입고 있는 옷, 가방 등을 설명해 주었다.
뒤에서 한국어 인사말이 들려왔다.
가까이서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귀엽다.
작은 키에 커다란 눈망울,
동글동글한 코, 웃는 입술이 활짝 피어나는게 매력적이었다.
외국인과 한국어로 대화 한다는 게 조금 어색해서
재작년 7개월 동안 연습한 미숙한 영어로 대화를 시작했다.
발음이 좋다고 해줬다.
뭘 먹을지 얘기를 하다가
웬만한 한국 음식은 먹어봤다기에
난 일본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일본식 선술집에 들어갔다.
무슨 음식을 주문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코노미야키를 주문했던 것 같다.
술은 도쿠리.
지금도 사케를 좋아하지 않는 내가 왜 도쿠리를 주문했는지 모르겠다.
병 가운에 구멍이 뚫려 얼음을 넣을 수 있게 되어있는
파란 병에 사케가 담겨져 나왔다.
그녀는 원래 술 마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맥주 하나를 더 시켰다.
사케는 내가 거의 다 마시고 그녀는 맥주만 조금씩 마시고 있을 뿐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 뒤, 그녀를 몇 번 더 만나게 되었다.
영어를 연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 당시 아는 형이 여자를 소개시켜준 일이 있었다.
나는 어느 정도 마음에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여자는 그러지 않았던 듯했다.
그렇게 흐지부지하게 끝난 소개팅이었고 이 일을 그녀에게 얘기했다.
그녀는 나를 위로해줌과 동시에
자신이 좋아했던 부산 남자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녀도 그 남자를 좋아했지만
그 남자는 물리적 거리의 제약에
잘 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가 서로 더 친해졌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이 아이가 마음에 든다는 생각을 했다.
목소리, 말투, 생각하는 방법들이 왠지 모르게
이국적이면서도 우리네 정서와 맞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처음에는 그녀의 어눌한 한국어가 그렇게 귀엽게만 느껴졌고
배웠던 것들을 계속해서 써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몇 번을 더 만났고 같이 술을 마시다가
그녀가 나에게 뽀뽀를 해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이내 그녀가 떼를 쓰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옆으로 자리를 옮겨 키스를 하게 되었다.
하는 중에도 줄곧 이렇게 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나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원래 술에 취하면
다른 남자들에게 키스를 권하는 것 인가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그녀와 입술을 맞대고 있는 것이 나쁠 리가 없었다.
그렇게 키스를 하다가 술을 조금 더 마시고 일어나게 되었다.
그녀는 이미 꽤나 취한 모습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온다더니 한참을 지나도 나오지 않아
사람을 불러 확인을 부탁했다.
겨우 화장실에서 나온 그녀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고
건물 밖으로 나와 잠깐 앉아있더니 모텔을 가자고 제안한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싶었다.
나도 남자이고,
내 앞에 있는 이 여자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데
이제 맞는건가? 생각은 하면서도
같이 취기가 오를대로 오른 나는 그렇게 하자고 했다.
근처에 있는 모텔을 찾아 들어갔다.
모텔이라기보다는 여관이었다.
허술한 건물에 약간 지저분한 듯한 객실-객실이라고
해도 되는지 모를 정도의-이었다.
방에 들어가서 외투를 벗어던지고 술집에서의 일을 계속 했다.
서로의 옷을 벗기고 속옷만 입은채 서로 부둥켜 안고 뒹굴었다.
그렇게 흥분을 하다가 그녀의 속옷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그녀는 여기서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