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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30 01: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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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저는 크론병을 앓고 있습니다.
다행히 유전과는 거리가 멀긴하지만, 삼시세끼 먹을때마다 항상 약을 꼬박꼬박 먹어줘야하고, 술 담배는 그냥 쳐다보지도 말아야하고(술, 먹어라면 먹지만, 진짜 소홀히 하면 피똥쌉니다) 고기 덕후인 제가 야채위주의 식단으로 밥을 먹어야되며,
조금이라도 소홀히하면 바로 위나 장으로 암이 발병할 수도 있다더군요. 저는 매우 양호한 케이스지만, 이게 어떻게 다른 위나 장관련 병으로 퍼질지 모르니까 조심해라고...
걱정하는 부모님에게 저는 항상 당뇨환자도 약 챙기고, 식단조절하면 문제될것없다. 평생 명대로 살다간다고 안심시킵니다. 교수님도 눈 나쁜 사람이 안경끼듯이 그렇게 살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덕분에 공익생활 내도록 꿈꿔오던 장거리 외국여행들을 돈은 다 모아놓고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내년 여름에 1달정도 가보겠다고는 했지만, 2주만 집을 비워도 몸에 불편함이 바로 느껴져서 힘든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습니다. (초기에는 3일만 밖에 있어도 힘들었는데 많이 좋아진겁니다...)
여튼 제가 여자친구 사귈때도 여친이 간호사인데, 숨겨봤자 뭐하리 싶어서 다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도 다 받아주더라구요. 거기 부모님께도 만날적에 여친의 반대에도 사실을 다 이야기했지만 그쪽에서도 다행히 이해해주셨습니다. 그것만 생각하면 지금 여자친구와 부모님에게 너무너무 고맙고, 덕분에 절절매여사느니, 주인과 종 관계같다느니 소리 들어도 만족스럽게 잘 연애하고 있습니다.
글쓴이분도 저 처럼 다 이해해 줄 수 있는 좋은 분 만나길 바라겠습니다.
p.s:같은 처지에 있다보니 저는 거절한 남자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 얄궃지만...그냥 인연이 아니려니 하면서 잊어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