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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1 10: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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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시작으로 반값 아파트·충청권 과학비니지스벨트(이하 과학벨트) 등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줄줄이 폐기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 대통령의 공약 파기로 영남권에서 신공항 백지화로 대정부 불신이 증폭된 것은 물론, 내년 총선에서 여당 의원들의 낙선운동 전개하겠다는 정치적 민란으로 표출되고 있다.
게다가 이미 세종시 충청이전 백지화였던 '세종시 수정안'으로 '공약파기'라는 거센 공분을 표출했던 충청권은 이번에 또다시 과학벨트 문제로 원성이 쌓여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대선공약으로 못 박았던 세종시 원안을 번복해 수정안을 추진하려다가 반대에 부딪혀 정운찬 전 총리가 사퇴하는 등 철퇴를 맞았다.
이후에도 정치권와 국민여론을 외면하면서까지 일방적으로 대선공약 파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친서민 정책으로 내놓았던 보금자리주택 공약도 정권 출범 3년 만에 실종될 처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여러가지 이유로 대선공약을 파기하면서 해당지역이나 국민들에게 어떠한 설득작업도, 합의도출도 성실히 하지 못했다. 최소한 당과 합의도 없는 대통령의 '일방적 파기선언'이 아닐 수 없다. 신공항에 대한 영남의 분노도 이 때문에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를 수정한 4대강 사업은 정치권과 환경시민단체 등 국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내년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강력한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이중적인 대선공약 파기의 원칙에 정부가 나서 국민분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MB, 신공항 백지화하고 과학벨트까지 분산배치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6일 정치분야 질의는 여야 할 것 없이 신공항에 대한 대통령의 공약파기 성토의 장이 되었다.
야권은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됐다”고 정부여당을 맹공격했다. 여당 내 영남권 의원들까지 나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주도한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은 “정부는 (행정절차 과정에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않았다”며 “내용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을 수긍할 수 없다”며 신공항 백지화 수정을 요구했다.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이후 ‘수도권 블랙홀’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같은 당 이한성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을 경제논리만 가지고 백지화시켰다”며 “앞으로 이런 식으로 가면 수도권에만 사람과 돈이 몰리고 지방은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를 방치할 것이냐”고 반발했다.
또 대선공약인 과학벨트에 대해 이 대통령이 “경북으로 분산 배치하는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자유선진당 변웅전 의원은 “절대 안될 말”이라며 “공약은 지켜져야 되고 과학벨트는 충청에 오는 게 맞다”고 목청을 높였다.
잇단 대선공약 파기에 ‘거짓말 정부’라고 물아붙인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아예 “공약 파기는 대통령이 국민을 피곤하게 만들고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일갈했다.
신학용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인 747과 세종시 이전계획을 폐기한 것도 모자라 동남권 신공항마저 백지화하는 얄팍한 꼼수로 지역갈등을 촉발했다”며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데 국민들이 어떻게 대통령 말을 믿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과학벨트 분산 배치에 충청권의 볼멘 반발은 전날 오후 2시 대전·충청지역 시·도민과 지역 국회의원, 재경충청향우회 회원들이 지역민 246만명의 서명을 전달하기 전에 가진 청와대 앞 기자회견에서 정부 불신이 극에 달해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문’에서 “대통령의 과학벨트 백지화 선언은 세종시 수정안을 거부한 충청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가 없다”며 “백지화 선언이 온 나라를 유치경쟁이라는 이전투구의 장으로 몰아가 분열시키고 있다”고 항의했다.
◇꼬리 내린 반값아파트·747공약
대통령의 공약 엎어버리기는 신공항, 과학벨트로 그치지 않는다.
경제대통령 이 대통령이 친서민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값아파트’도 사라진다. 반값 아파트 공약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꿈을 실현시켜줄 것”이라며 내세웠던 대표적인 친서시민 정책 중 하나였다.
공약이행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정부는 지난 2009년 8월 제27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보금자리주택 공약은) 대선 때부터 구상을 가다듬고 올해 들어서도 8개월이나 여러 문제를 가다듬고 보완해 만든 것”이라며 “땀이 배어있는 정책”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정부는 5일 당초 주변 아파트의 평당 시세보다 절반정도 낮은 가격으로 보급하려 했던 보금자리주택을 80% 수준으로 올린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개정안 대표 발의 의원은 한나라당 정진섭 의원. 이 대통령의 공약을 여당이 파기하고 공표한 셈이 됐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토건재벌을 위한 정책만 내놓는 토건 관료와 토건 정당을 청산하라”며 “제대로 된 반값아파트 공급, 엄격한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을 통해 집값의 거품을 제거하고 주거안정을 이루어야 한다”고 공약 이행을 요구했다.
야당은 이번 개정안 자체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겉으로는 ‘로또’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결국 건설업자를 배불리기 위해 보금자리사업에 건설사를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경제성장'의 꿈을 심어주었던 이른바 ‘747(7%성장,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도약) 공약도 남은 임기 동안 실현 불가능한 헛공약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지 오래다. 정부여당은 세계금융위기, 국제유가 상승과 대외 경제여건이 악화로 불가피했다는 변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유가 어찌됐던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4대강 사업을 제외하고 무엇 하나 지켜진 게 없다. 이렇게 쌓인 대정부 불신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 내에서 수도권이 전멸할 것이라는 벼랑 끝 위기로 내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