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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2 18: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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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어머니고 비슷하겠지만,
우리 엄마는 심하게 아들 덕후였음.
내가 겨울에 잠바를 벗으면
전쟁터에서 나체로 돌아다니는 걸 본 사람처럼 놀라고,
내 기침소리를 천둥소리보다 두려워 하던 분이었음.
살면서 엄마한테 한 번 맞아봤음.
성당 안 가서.
그때 엄마가 무슨 간부셨던 거 같음.
사람들 모인 곳에서
"아드님은 미사 안 보는데요?" 라는 얘기를 수녀님에게 들었고.
많이 창피했나 봄.
나는 어떤 체벌로 맞은 게 아님.
'너, 이리 와봐. 종아리 걷어.'
이런 모습과 거리가 멀었음.
엄마는 정말 나에게 자기의 감정을 담아서 나에게 폭력을 가했음.
당신도 알고 계심.
그때 당신이 당신 정신은 아니었다는 걸.
내 나이가 곧 마흔인데,
아직도 엄마 집에 가면 둘이 한 침대에 누워서 손잡고 티비봄.
그러다가 잠들면 아무 어색함 없이 나란히 잠듦.
부럽다. 신기하다. 보기 좋다.
이런 얘기 많이 들을 정도로 사이가 유별난데,
둘 사이에 놓인 유일한 구렁텅이 같음.
잘 피해 가야 함.
난 아직도 종교가 뭐길래,
엄마가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
궁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