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저는 경북대학교라는 학교를 졸업으며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꼴통같은 일들이 무수히 벌어졌던 학교이기도 합니다... 제가 95년 군에서 '군기 기수'였을 때입니다. 티비 방송에 우리학교가 나오더군요... 뭐... 각 고등학교 동문회와 몇몇의 학과들 10여팀이 대운동장에서 신입생 신고식을 하고있더군요... 어깨동무하고 앉았다 일어서는 정도는 물론이고 원산폭격도 있었죠... 동문회도, 과생활도 안했던(왕따ㅡ,.ㅡ) 나는 속으로 생각했죠... '운동권사람들이 군부독재와 싸우다 군부독재가 되어버렸구나...' 아마도 94년이었을 겁니다. 신학 4층의 동아리방에서 술에 째려서리 자고 나와 1층의 식당에서 밥먹고 그 앞의 야외공연장(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생긴)의 관객석에 누워 담배를 피웠죠... 그러다 깜박 졸았다가 깨어나니 야외공연장 무대 위에는 열댓명 정도가 일렬로 차렷자세로 서 있더군요... 신입생이던 이들은 순서대로 목이 터져라 자신의 학번과 이름, 출신고등학교, 취미, 특기 등을 말하더군요... 작은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무대 옆의 대기공간에서 얼차려를 받고 있구요... 큰목소리의 주인공들은 통과가 자랑스러운 양, 무대에서 내려와 관중석을 향해 열중쉬어자세로 줄지어 있고요... 우리학교 운동회에서 각목을 사용해 깽판칠 수 있는 유일한 학과인 기계과의 신인생 환영회이더군요... 일명 계과(개과라고 읽지요...)... 그러던 와중에 한명의 신입생이 자기소개를 하던중 취미가 볼링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관중석 제일렬에 앉아있던 복학생이 일어나 말하더군요... '볼링 잘해?" "예 그렇습니다" "그럼 여기서 한번 해봐" "????" 복학생은 2학년을 향해서 소리치더군요... "야... 볼링핀 그리고 볼링공..." 어리둥절하는 2학년들에게 복학생은 손짓으로 지시하더군요... 잠시후 무대에는 10명의 2학년이 핀처럼 서있고, 복학생은 축구공을 신입생에게 건네주더군요... "볼링해봐..." 당연하게도 신입생은 한명의 핀도 넘어뜨리지 못했죠... "졸라 못하네... 잘 봐라..." 복학생이 축구공을 굴리자 10명의 핀은 모두 넘어갔죠... 그리고 그 신입생은 2학년을 고생시켰다는 죄로 무대 위에서 원산폭격을 하더군요... 아주 과거의 일인데 왜 멘붕이냐구요??? 복학(???)한 대통령을 위해 2학년들이 1학년을 줘 갈구는 모습이 멘붕입니다... 세월호, 메르스 등을 통해 드러나던 복학생의 불통이 과거 군부독재와 너무도 닮아있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