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캐나다내에 한 호텔에서 알바할때 일입니다. 일년휴학하고 사람들많이 오는 관광지에있는 호텔에서 낮에는 벨맨으로 저녁에는 호텔내에있는 가게에서 일했었습니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한국분들도 많이 오시는데요. 유명한 관광지이기는해도 인구가 많지 않은곳이라 한국손님들오면 반갑게 한국말로 먼저 인사드리곤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몇번의 일을 겪고나서부터는 한국분들 오셔도 그냥 영어로만 하게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 사건이, 한창 여름시즌에 잘나가는 품목중 하나가 아이스크림입니다. (와플콘에 주걱으로 떠 얹는) 한국 아주머니 두분이 오시더군요. 두분이서 서로 한국말하시면서 들어오시는데 조심스러워하시길래 먼저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습니다. 근데 다짜고짜 "달러주면 다시 달러로 줘요?" 이러시더군요. (뭔가..따진듯한 말투였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했죠. 미국달러 내시는 분들은 다들 캐나다돈으로 거슬러 받을거 알고 내거든요. (여기서는 확실하게 여쭤보지 않은 제 잘못도 있네요..) 아이스크림 퍼드리고 미국 달러를 주시길래 환율적용해서 캐나다 달러로 건네드렸더니 멍하니 계시다가 도둑놈보는 눈빛으로 보시더라구요. "아니 젊은 사람이 말귀를 그 따위로 알아들으면 안되지!"
순간 당황스러워서 "달러가 미국달러만 있습니까? 정확하게 말씀을 안해주셨잖아요. 그리고 상식적으로 해외나와서 외국돈 받고 외국돈 거슬러주는 나라가 어딨습니까?" 라고 반박했습니다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그냥 가자고 하시면서 데리고 나가셨는데 계속 째려보시더라구요.. 물론 제 실수도 있긴했습니다만.. 굳이 그런식으로 얘기를 했어야 하는건지..
그리고 그 외에도.. "여기 이런가게는 얼마나 하나? 내가 한국에서 OO 이었는데 말야 이런거나 한번 해볼까?" (참 많이 들었습니다) "내가 미국에서 왔는데 말야 캐나다엔 이런거 없지?" "멀쩡하게 생겨서 왜 이런데서 일해? 부모님이 학비 안주셔?"
일반화 시키는건 아니지만 좋지 않게 겪었던 한국분들 공통점이: - 영어할때는 조심스러워 하시다가 한국말 건네는 순간부터 갑자기 어깨에힘이 들어갑니다. 제가 한국말을 안쓰기시작한 결정적요인입니다. - 일본분들은 조용히 오서셔 필요한것만 물어보시고 조용히 사가시고, 중국분들은 시끄럽고 가게 난장판 만들어놓긴하는데 그 만큼 사가고.. 한국분들은 중국분들 비슷한데 조금 사가거나 그대로 나갑니다. - 미국사시는 한국분들은 해외에서도 지역차별(?) 부심(?) 갖고 계시더라구요. 어차피 캐나다나 미국이나 이민와서 다들 똑같이 세탁소나 구멍가게하면서 고생하는거 뻔히 아는데 캐나다 사는 한국 사람들 무시하더군요. 미국에서 받은 차별을 돌려주려는건지... ㅎㅎ
제가 겪은 안 좋은일 대부분은 왜 인지 한국에서 오신분들보다 미국에서 오신 한국분들이 많았습니다. (일반화는 아닙니다)
안 좋은 일도 많았지만 친절하신 한국분들도 많았습니다. 어린나이에 이민와서 학비번느라 고생한다고 격려해주신 아주머니도 계셨구요. 그런데 이런저런일 겪다보니 점점 한국말로 반길수록 마찰이 생기고 마음 아픈일이 생기다보니까 저도 자연스레 영어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도 한국 사람이지만 해외에서 한국말 하는게 좋은일보다는 실이 많은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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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이다보니 듣는 입장에 따라 일반화로 느껴져 불쾌하실수도 있습니다. 미리 양해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