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그냥 넘어가려다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서 여기에 썰을 풉니다.
오늘, 원룸에 짐을 두러 가기 위해 어머니와 대전을 갔어요.
그런데 그 위치가 골목이기도 하고, 트렁크 등 무거운 짐을 많이 들고 있어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자마자 그 위치의 주소와, 인근 건물이 나와 있는 지도를 보여드렸죠.
잘 모르겠는데.. 하시더니 네비게이션도 안 찍고 그냥 막 가는거에요. 이때부터 좀 불안했습니다.
그래도 '설마, 알아서 잘 찾아가시겠지.' 하고 가다보니, 원룸 위치가 자양동인데 자양동으로 직진을 안 하고 아파트 옆에 있는 다른 길로 빠지는 겁니다.
개천 위로 다리 겸 도로가 있고, 핸드폰 가게를 기준으로 나뉘는 곳.. 공사 끝난 지 얼마 안 된 차도(다리 위로는 기차가 지나고 아래로는 도로) 근처였습니다.
전 제가 다니던 곳, 다니는 길만 알았기에 그쪽으로 뭔가 이 분이 아시는 지름길이 있는 줄 알고 가만 있었는데
이 기사가 아예 용운동 쪽으로 가는 거예요. 저와 어머니 다 놀라서 아저씨 지금 어디 가시는거냐고 지도 주소 다 보여드렸지 않냐 하니
융운동으로 가야 되는 거잖냐며 되레 퉁명스레 쏘아붙이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서 아니 지도 좀 보시라고, 동광초등학교와 광제사 근처인데 이게 어떻게 용운동이냐고, 전 여기 지름길이라도 있는 줄 알고 가만 있었는데 모르시거나 잘못 보셨으면 물어보시거나 네비를 쓰셔야 할 거 아니냐 하니 사과 한 마디 없이 길가에 미터기 그대로 켠 채로 세워서 한참 주소를 들여다보더군요,
정말 한참이었습니다. 길가에 거의 10분을 그대로 정차해 있었으니까요. 미터기를 잠깐 끄던지 하...
뭐 미터기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과가 없는 게 정말 거슬리더군요.
일단 위치를 알았는지 우송대 동캠퍼스 쪽으로 택시를 몰더군요. 헌데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다 하기에 그 원룸 주인께 저희가 전화를 걸어 동캠퍼스 후문 바로 앞이라는 것까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후문이 어디인지 몰라 헤매는 겁니다... 정말 네비는 폼으로 달았는지ㅡㅡ
결국 택시에 탄 채로 인근 주민께 후문 위치를 설명받았는데, 설명과는 완전 반대로 가서 후문이 아닌 다른 입구로 가버린 겁니다.
저와 어머니 모두 화가 폭발했지만 차마 연배가 더 높은 분을 상대로 욕은 할 수가 없어 눌러 참았죠,
애초에 네비 찍고 제대로 왔으면 별로 나오지도 않았을 길이건만, 이리저리 헤메는 와중에 택시비만 7400이 나왔더군요,
헌제 선심 쓰듯 7천원만 내라는 겁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본인이 제대로 했으면 됐을 것을,
어머니가 화가 폭발하셔서 본인이 주소에 지도까지 다 줘도 길을 못 찾아 이리저리 돌게 만들어 택시비만 뻥튀기시킨데다 가자고 한 곳도 제대로 못 가 이상한 곳에 정차하곤 뭐하자는 거냐고 화를 내시니 정말 뭐 씹은 얼굴로 5천원을 내라더군요,
솔직히 그것도 내기 싫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요. 사과 한 마디라도 제대로 했으면 그까짓 7천원 내드렸을 겁니다. 그 분도 고생한 거 아니까요.
하지만 시종일관 정말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길을 모르면 네비를 쳐야 될 걸 쓸데없이 고집을 부려 이곳저곳을 헤매게 만든 그 분이 너무 괘씸했습니다.
일단 5천원은 내고, 기사 이름과 차량 번호는 외웠지만 운수회사 이름을 못 봤어요. 제가 운수회사 이름만 알았으면 번호 알아내서 전화로 따졌을 겁니다.
설마 당신이 이걸 볼 일 없겠지만, ㅇㅎㅊ개인택시 기사님, 인생 그렇게 살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