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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임산부가 겪은 황당한 택시기사들.
게시물ID : menbung_2122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시아슈밍
추천 : 11
조회수 : 1103회
댓글수 : 104개
등록시간 : 2015/07/31 11:30:40
요즘 베오베에 멘붕게가 부쩍 올라와 있더라구요.
공감도 하고 놀라기도 하면서 읽다가, 저도 요즘 많이 겪고 있어서 하소연차 올려봅니다.
현재 24살 22주차 임산부이고, 전체적인 체구도 작고 얼굴도 동글동글한 편이라..
조금 만만하게 보이는 편입니다 ㅠㅠ. 답답한 마음에 올려봅니다.
지금부터는 간단하게 얘기를 적을게요.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임신 초기에 토하면서 일하고 있을 때, 가까운 거리에 갈 일이 생김.
걸어가면 15분, 차타면 3분 거리라 고민을 했으나
몸상태도 최악인데다 밤 10시에 극경사 내리막길이라 결국 콜택시를 부름.
택시를 타고 위치를 얘기하자마자 기사가 한숨을 내쉬길래,
죄송하니 잔돈은 안주셔도 된다고 얘기할려는 찰나에
새파랗게 젊은 애가 그것도 못걸어다니나며 진지하게 비난.
초기라 티가 나지 않아서 이해 하려고 했으나 그 후로 3분간 계속
게으르다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귀찮아서 숨은 어떻게 쉬냐 등등.
도착했길래 돈을 주면서 참다 못해 "초기 임산부라 입덧이 심해서 탔어요."하니
내릴 때 들으란 듯이 "유세떨려면 집에 쳐박혀 있던가."라고 함.
거짓말같죠? 진짜에요. 다음날 시청에 전화걸어 신고함.
 
2. 산부인과 가려고 택시를 탔음.
아가만날 생각에 기분 좋게 출발했는데 기사가 임신이냐고 물어봄.
맞다하니 뜬금없이 "요즘 애들 사고를 많이 쳐서 큰일이야" 라고 함.
황당해서 쳐다보니 백미러로 나를 힐끔힐끔 보면서,
그렇게 사고쳐서 결혼하다가 인생조진(진짜 조진이라고 했음) 애들이 수두룩하다며
친정집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한다고 갑자기 가르치기 시작.
이건 아니다싶어 말자르면서 나이 먹을 만큼 먹었고 사고친 게 아니라 결혼해서 아이생긴거라 하니
"말은 다 그렇게 하지"라고 함.
너무 화가 나서 그럼 법원가서 직접 확인하자 하니 그제서야 입다물고 운전.
사과는 안함. 도착할 때까지 노려봤지만 나랑 눈안마주침.
카드로 계산하니 뭐라 하려다가 참은 게 보여서 문 쾅닫고 그냥 내림.
 
3. 2번 때와 같이 산부인과 가려고 택시를 탔음.
이번에는 여자기사였는데 위치 얘기하자마자 여자애냐 남자애냐 물어봄.
아직 모른다 웃으며 얘기하니 갑자기 아들찬양.
아들을 가져야 한다며 딸은 아무 소용없다. 오히려 욕먹는다.
딸 낳을 거면 지우는게 낫다 까지 듣다가 도저히 참기 힘들어서
우리는 성별 신경 안쓰니 상관없고 그만하시라. 좋게 얘기함.
그랬더니 웃으면서 딸낳아서 대접 못받아봐야 정신차린다니까 라고 함.
빈정상해서 "아줌마는 인생 그렇게 사셨나봐요, 전 아니라서." 라고 했더니 그제야 조용함.
나도 말이 조금 심했다고 생각하지만 뱃속에서 듣고있을 내아이 생각하니 순간 울컥했음.
 
4. 한 달 전 쯤 병원진료 후 친정엄마 만나려고 택시를 탐.
엄마와 전화하는 중에 택시를 탔고 아저씨께 위치얘기하고 엄마와 통화 정리함.
이 날 진료보면서 의사선생님이 성별을 알려주셔서 전화로 얘기해주었더니 엄마가 좋아함.
(성별과 관계없이 새로운 사실을 알아서 좋아하시더라구요. 튼튼한 아들내미임!!)
전화 끊자마자 기사가 아들이냐 물어봄. 나도 기분이 좋은 생태라 맞다하니,
이번엔 딸찬양. 아들은 키워봤자 나중에 지 마누라만 낑구고 살지 사람들 그걸 모른다며
뜬금없이 남편과 시댁까지 디스함. 슬슬 기분나빠지기 시작함.
우리 시댁은 그렇지 않고 남편도 성별 관계없이 좋아한다고 무표정으로 얘기했음.
그만하라는 뜻으로 진지하게 짜증냈으나 본인은 딸만 셋이라 안다며
계속 시댁디스를 함. (아들 아니었음 분명 구박했을거라는 둥, 눈칫밥 먹는다는 둥)
알지도 못하는 우리 시댁 디스를 듣고 있으니 너무 열불채서
"아저씨네 그런 집안과는 다르니 그만하시죠."라고 얘기하니 그제야 좀 조용해짐.
그 후로도 자기 딸자랑 조금씩 함. 대꾸도 안해줌. (20분 거리라 괴로웠음)
타는 내내 그 전에 만났던 3번사건 여자기사가 생각나면서 부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함.
 
제일 기분나빴던 일만 정리해봤어요.
출퇴근하고 병원다니면서 택시를 많이 타고 다니는데 물론 좋은 기사분들도 많아요.
저 쓰러졌을 때 응급실까지 데려다준 기사님도 계시고, 좋은 말 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데 상대적으로 이상한 기사들도 많더라구요.
사회생활 하면서 내가 을관계에서 진상은 많이 만났으나, 저런 경우는 돈주고 저따위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대체 왜 나만 저런 대우를 받을까 하는 생각에 자책도 많이 했구요.
성질도 있는 편이라 짜증내고 대놓고 얘기하고 나면 아가한테도 많이 미안했네요.
아직 현명한 엄마가 되기에는 멀었나봅니다^^;
앞으로는 좋은 택시기사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출처 본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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