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멘게에 진상썰이 많이 올라오기에 저도 한번 써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한번 저어 보려구욥)
현재 공공도서관에서 일한지 3년차입니다.
사서가 전문직이 아니라 서비스직인 것을 졸업장 받는 날까지도 몰랐네요 허허
멘탈은 이미 산산조각나서 없습니다만^^
두서없이 써볼게요. 가독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1. 회원증 만드는거 어려워 빼애애액 유형
저희 도서관은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가입하고 신분증 또는 본인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 지참 후 도서관 방문을 거치면
회원증을 겟또(찡긋_)할 수 있어요. 그놈의 아이핀때문에 쌩욕에 부들부들하지만 그래도 참 쉽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도대체 왜 데스크에 무작정와서 아니, 무작정 오시는거 좋아요. 모르시면 물어보는게 편하시니까요.
이용자(이하 이) :근데 책을 몇십권씩 들고와서 빌릴껀데요.
저: 회원증 주세요~
이: 없어요.
저: ????????????????????????????????????????네??????
(당황한 마음을 추스리고)아, 회원이신데 회원증 안가져 오신거면 오늘만 신분증으로 대출해드릴게요.
하면 이용자분들 백이면 백 회원가입도 안되있으시고, 신분증도 안가져 오신 분들이 허다합니다.
일단 회원이셔야 빌려드릴수있다, 회원가입부터라도 하고 오시라, 책은 맡아드리겠다. 해도 모른답니다
뭘???왜 뭘 몰라요?ㅠㅠ 그럼 회원가입 가능 PC로 모시고 가서 회원가입 절차 다 옆에서 미주알고주말 알려드리죠.
신분증 없으시지만, 핸드폰으로 본인 인증 하신거 봤으니, 이제 중앙데스크 가셔서 회원증 발급받고 오세요~하면
이: 해다줘
저: ???????^^.......본인이 직접 가셔야 합니다. 사진도 찍으셔야하니까요.
이용자분이 중앙데스크로 이동하시는 동안 저희는 중앙데스크로 전화해야 합니다.
저:그분 신분증 없으시지만 폰 확인했으니 발급해주시라....
담당님: 야이, 그게말이되? 신분증없으면 발급안되는거몰라?!!!!!
담당님한테 욕먹습니다. 절대 안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용자분 편의를 최대한 봐드려야 하니까..라는 생각으로 넘기죠.
참고로 보통 40~50대 성인분들이 엄청난 빼애애액을 시전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2. 책좀찾아줘, 이것도, 저것도, 근데 이건아닌듯 유형
도서관에서 사서의 역할 중 하나는 정보의 제공입니다.
쉽게 말하면 찾으시는 책을 찾아드리죠.
요즘은 공공도서관에서는 폐쇄서가를 지양하다 보니 직접 찾으시는 분들이 훨씬 많습니다.
본인이 무슨 책 찾으러 온지도 확실히 알고 계시고, 다만 책이 제자리에 꽂혀있지 않는 경우
저희에게 헬프를 요청하시긴 하시죠.
그런데말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있는 이용자분들은 제목만 알고 오십니다.
그것도 잘못된 제목.
본인이 읽을 책도 아니고 자녀분들(그 자녀분들도 알고 보면 성인)이 읽을 책을 찾아달라고 오십니다.
찾아드려야죠.
이: 여기 적혀있는 책들 좀 찾아주세요.
저: 네~
자료를 검색하고 갸우뚱합니다. 어느 도서관에서도 장서로 등록되어 있지 않답니다.
저: 혹시 이 제목 맞으세요? 검색이 안되서요. 혹시 저자나 출판사 알고 계신가요?
이: (인상이 찌뿌려지기 시작합니다+당황) 아..아들이(혹은 딸이) 빌려다 달라고 했는데..잠깐만요
하고 열람실 안에서 전화시전,,,,,,,,,,,!!!!!
제발 ㅠ_ㅠ 열람실 안에서 전화 하지 말아주세요.
다른 이용자분들은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고 싶어 하십니다.
아무튼 본인은 못알아듣겠으니 저보고 받으라고, 그러면 서로 당황 어색을 귓가에 캔디
네, 무튼 제대로 된 제목으로 책을 찾아드립죠.
한권만 찾으시면 다행인데, 가끔 네다섯권씩 찾으시고..허허
학부모님들, 초등학생 학부모님들!!!!!제발
방학기간 추천도서 리스트부터 내밀고 그러지 말아주세요ㅠㅠ
저희 책 찾아드리긴 하는데요, 그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검색PC이용법과 도서 찾는 법 알려드리면 어찌 그렇게 얼굴을 찌뿌리시는지^^
요즘 거의 모든 도서관들은 홈페이지에서 자료 검색이 가능합니다.
찾으시는 책이 있는지 없는지, 대출이 가능한지, 대출중이라면 예약은 가능한지
앉아서 확인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여러분
찾아드린 책.. 이책 아니라고, 저책도 아니라고..ㅎㅎ 도서관의 산신령이 접니다.
3. 우리 애가 하겠다잖아요!!! 유형
어린이실을 맡고 있어요.
하하호호 노노 쉿쉿 예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공간이지, 뛰어노는 공간이 아닙니다.(단호)
저는 좀 엄한 편이어서 떠들거나 뛰는 아이들이 있으면 단호히 이야기 합니다.
놀이터 아니고 도서관이라고, 조용히 해야한다고, 안그럼 내쫓는다고.
부모님들 시선은 당연히 곱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아이들 놔두면 악순환됩니다.
이애도 뛰고 저애도 뛰고, 시끌시끌해지죠. 딱 5분이면 시장바닥됩니다.
부모님들은 신경도 안쓰고 본인 핸드폰하거나 책읽으십니다.
왜죠? 본인이 데리고 왔잖아요.
저희 실 여러가지 보안 문제때문에 CCTV 사각지대 거의 없습니다.
거기서 누워서 주무시는거 중앙감시실에서 보시고 연락오면 한숨부터 나와요,
책을 마구 빼놓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책 정리하는거 어렵지 않습니다.
솔직히 제목만 들어도 어디 서가 몇번째 있는지도 이제 외우다시피 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빼놓은 책, 확인 못하고 데스크 작업하고 있으면 다른 아이들이 와서 밟고 그러다 찢깁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책 산건데 뭐가 문제냐고 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십니다(암유발..그분들만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하네요)
그리고 열람실에서 음식 드시는거.. 정말 안좋습니다.
제가 정리 안합니다. 청소하시는 분들 계시니 상관없습니다.
근데 아이들 절대 깨끗하게 못먹습니다. 어찌됐든 책에 흘리게 됩니다.
벌레 생기고, 썩습니다.
1년에 그렇게 폐기되는 책이 50권가량 됩니다.
아이들의 건강문제를 위해서라도 절대 이용 못하게 합니다.
가끔 락&X에 온갖 과일 가져와서 드시는 분들 계신데 걸리시면 바로 퇴실입니다.
도서관은 유아원이나 휴게실이 아닙니다.
4. 난 니네 운영시간은 모르지만 내 시간이 중요한것은 알겠다 유형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운영합니다.
매년 예산이 없어서 보조 인력분들도 잘 못뽑아서 더 그렇습니다.
그래도 주말에도 마찬가지로 8시간 운영 잘 하고 있습니다.
이게 몇몇 분들에겐 문제로 받아들여지더라구요.
본인은 9시까지 일하러 가야하는데 왜 이렇게 늦게 열어서 책도 못빌리게 하느냐,
6시에 일끝나고 책 빌리러 왔는데 왜 벌써(6시에) 닫느냐.
어린이실이 8시, 10시까지 하면 부모님들이야 좋으시죠.(아이들은 안좋아할껄요.저두요)
그리고 6시에 딱 문 잠궈야하는게 원칙입니다.
5시 55분에 오셔서 책40권 반납하고
책 찾는다고 열람실안으로 들어가셔서
6시에 40권 전집 빌려가신다는 분들
생각보다 많습니다.
본인들도 회사 생활하시면 알텐데, 저도 6시에 퇴근하는 회사원입니다.
9시에 딱 문열고 이용하실수 있도록 8시 50분부터 실 개방 정리해놓고,
6시에 문닫고 10분정도 정리 안되어 있는 도서들 다 정리하고 가는게 저흽니다.
보조 인력분들한테 죄송해도 내일을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365일. 공휴일만 딱 운영안하는 저희한테 한달에 한번있는 휴관일 정말 소중합니다.
그 휴관일조차 쉬지 말라고 따지시면 정말 회의감 들어요ㅠㅠ
도서관 잘 이용해주시는 분들 정말 많아요.
자동화 기기로 대출 반납하고 잘 정리해주시는 분들,
가끔 음료 사주시며 감사하다고 해주시는 분들.
아이들 참 안좋아하지만,
그래도 책 읽어주면 웃는거 보면서 기분 막 몽글몽글해지고 그런 사랑스러운 도서관입니다.
아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