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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멘붕스러운 우리집의 현 상황.
게시물ID : menbung_21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개복치킨
추천 : 4
조회수 : 4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05 17:40:14
안녕하세요.
베오베에 올라간 '시댁으로 휴가가자는 남편'을 읽다보니 우리집, 그리고 우리 엄마 생각이 너무 나더군요.
사실 시댁으로 휴가가는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구요..글 쓰다보면 아마 우리집, 정확히는 아버지라는 한 인간의 치부가 쭈욱 묘사될것 같은데..
뭐 달리 얘기할 데도 없었는데 여기 걍 다 털어놔야겠네요

저희 부모님도 저 부부분과 상황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설 연휴, 추석 연휴. 항상 먼저 향한 곳은 친가였죠. 3일 중 연휴시작 전날 밤에 친가로 출발. 외가는 항상 마지막날에 방문
거기다 매년 여름 휴가 3~4일 정도는 항상 친가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어릴 땐 뭐랄까..그게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여름만 되면 사촌 형,누나,동생들을 친가에서 보는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클때까지도 뭔가 이상한 점을 못느꼈죠.
엄마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러다 뭔가 자기도 이건 아니다 싶었던 시점이 제가 초딩 시절 친하게 지내던 어이의 부모가 외국에서 공부를 하셔서 외국생활을 하다오신 분이셨는데, 여름휴가 얘기가 나와서 엄마가 친가얘기를 해주니까 그분께서 엄마를 의아하게 쳐다보면서 물었다고 하더군요
'가족끼리 쉬는게 휴가 아니에요? 가서 쉰적이나 있어요?' 그때 뭔가 머리가 댕~하고 울렸다는 군요

그래도 사실 많은게 바뀌진 않았어요 제가 입시준비를 할때되서야 그냥 집에서 쉬는정도? 가족끼리 뭘 해보진 않는 그런 상태가 지속됐죠
그리고 제 입시생활 즈음 해서 엄마가 아버지에게 불만을 터트리기 시작했습니다. 
휴가문제 뿐 아니에요. 이후에도 서술하겠지만 아버지라는 사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몰상식의 문제라고 봐야겠죠. 아마 아버지는 나름 웃기고 황당했을거에요 이십여년 별말 없다가 왜 이제서야 바가지를 박박 긁어대기 시작하는거지? 

그 후로 몇년간 두 분, 정말 줄기차게 싸워댔습니다. 나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중이어서 직접 보진 못했지만..꽤 부셔진 물건들도 있었다는군요 
그러길 몇년이 지나 최근 2~3년은 뭔가 두 사람 모두 서로를..특히 아버지가 뭔가 태도 변화를 보이는듯 하더군요. 생전 대화 별로 없던 부자지간도 뭔가 개선의 여지가 보였었구요. 작년 여름 즈음이었을거에요 같이 치맥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고 나도 속으로,,'그래 나 아니면 아버지란 남자를 누가 이해해주겠나..내가 좀더 살갑게 해야겠다'

이런 다짐과 평화들은 작년 말 아버지의 불륜 발각으로 모두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페이크였던거죠 불륜의 죄책감으로 비롯된

전 솔직히 무슨 생각이 들었냐하면
남자로서 용서를 구하면 힘들겠지만 용서할 의향이 있다, 였습니다. 아버지께서 해외생활을 좀 하셨습니다. 혼자 지낸 시간이 꽤 있구요. 사실 그 나이대 남자가 혼자 외국생활을 한다는게..주변 유혹이 쉽지않죠. 그런 상황을 알기에 이해하려는 맘을 가졌을수도 있었습니다.
근데 그런 맘을 가질 새도 없이 엄마와 저, 제동생의 멘탈을 아주 산산조각을 내더군요.
엄마에게 바람 아니라고 통화기록 조회하라고 바락바락 성내고 욕하고, 애들한테 니가 이사실을 알릴수가 있겠냐고 겁도많은게 이러면서 비웃는둥
그러다 엄마가 결국 아버지 보는 앞에서 저한테 전화로 말했습니다. 니네 아빠 딴여자있다고. 엄마 말로는 그때 아버지가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털썩 주저앉았다더군요. 

시간이 몇 주 흘러서 네 가족이 같이 모인 자리에서도 끝까지 발뺌하고 추잡스럽게 변명만 하고...여기 글로 다쓸수 없을 정도의 저질스런 내용과 양의 대화들이 오고갔습니다. 
결론은 이거더군요. 
내가 아는 그 어떤 성인 남성중 최고의 인지부조화 스킬과 최고의 자의적 해석능력을 지닌 사람이었다는것. 이런 인간이 어떻게 회사생활을 30년 가까이 해오면서 밥벌이를 해온건지...

사실 저와 제 동생은 두 분의 이혼을 바랬습니다. 근데 엄마를 보니..뭐랄까 30년 세월을 전업주부로만 살아오신 분이라 혼자 살아간다는 점을 두려워하시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저 인간 평생 옆에서 말려죽일거다' 라고...
저는 아버지와는 연락을 개인적으로 하지 않은지..반년 넘었네요..원래도 잘 하진않지만 지금은 거의 없는 사람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하소연할데가 몇군데 없었어요 사실..엄청 친한 형이랑 동갑내기 친구 한명정도 빼면..여기나마 이렇게 이 얘기를 털어놓네요.

여러분들은 불륜 하지마세요.
당사자에겐 사랑이지만 주변인들에겐 상처일 뿐이에요.
출처 생생한 경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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