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어난 일이 너무 어이가 없으므로 음슴체
와이프랑 산책이나 할까 하고 집근처를 걷다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 건너던 중
맞은 편에서 오다가 우회전 하는 1톤 트럭에 치일 뻔 함.
놀라고 화나서 "야!" 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무슨 욕을 해야 속이 좀 풀릴까 망설이다가 욕까지는 미처 못함.
그랬더니 유유히 가던 트럭에서 기사가 내려서 "뭐? 야?" 로 시작을 하더니 나이도 어린게 죽고싶냐 부터 ㅈ 같은 게, ㅂㅅ 같은 ㅅㄲ 따위의 온갖 욕을 섞은 샤우팅을 시전.
평소엔 나도 같이 화나서 욕배틀을 펼쳤을텐데 오늘따라 ㅇㅅㅈ 을 시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듬.
나도 반말은 하고 같이 소리는 높였지만 욕은 꾹참고 안하면서 핸드폰 녹화를 시작.
(근데 나중에 보니 녹화가 되다 말았던 건 함정)
그러면서 (녹화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 채로) 와이프에게는 경찰 부르라고 말함.
그러면서 나는 왜 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칠 뻔하고 그냥 가냐고 소리지르고
그 기사는 차가 오면 피해야지 왜 앞으로 들이미냐는 이상한 소리 + 욕 시전.
오분 쯤 후에 경찰이 우리 위치 정확히 물어보는 전화 옴.
그때부터 기사는 바쁘다며 자기 가야된다고 비키라고 함.
나는 어딜 가냐며 경찰 오면 시시비비 가려보자고 아까 하던 말 경찰 앞에서 다시 해보라고 함.
좀있다 경찰 도착.
근데 정작 멘붕은 이때부터 시작.
양쪽 이야기를 들은 경찰이 욕에 집중하기 시작.
나는 욕이 중요한게 아니라 우리가 횡단보도에서 차에 치일 뻔 했다 그리고 나는 욕 안했고 저 아저씨가 욕을 계속 했다 주장.
기사는 내가 욕을 먼저 했다 주장.
나는 동영상을 봤지만 녹화가 안되어있는 걸 보고 1차 멘붕
정신을 살짝 가다듬고 경찰에게 신호 없는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건너고 있는데 차가 멈추긴 커녕 사람을 칠 뻔 하고 그냥 가도 되냐? 물으니
경찰 왈. "그래서 차에 치이셨나요?"
나. "치인 건 아닌데 치일 뻔 했다구요"
경찰 "그럼 넘어지시기라도? "
나. "아뇨 넘어지지도 않았어요"
경찰 "그럼 사고는 아니니 뭐 처벌할 게 없네요"
2차 멘붕 옴
그러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아니냐 질문하니
답변대신 "법 좀 아시나봐요?" 질문 돌아옴
짜증나서 알만큼 알아요 대답하고 다시 물으니
뭐 원래는 그런데 그런걸로 뭐 처벌이나 그런걸 할 순 없다는 대답 돌아옴
결국 서로 좋게 하시죠 라고 결론냄
그러면서 차에 치일 뻔 한 건 없었던 일 됨
원래 법이 이런건가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 보호 못받아요?
건너다가도 차가 달려오면 열심히 피해야되나요?
그리고 차에 안치인 걸 고마워해야되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