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베오베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니깐 초등학교 5학년 때 한 선생 같지도 않는 한 남자가 생각 나네요.
키보드에 손가락을 올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여러 에피소드들이 생각이 나네요.
1. 이빨
우리 반에는 이빨이 비버 처럼 튀어나온 친구가 있었습니다.
항상 담임이 놀렸죠
'얘 이빨 튀어 나온거 좀 봐라' 하면서요
하루는 기분이 나빳는지 친구들 다 보는 앞에서 자기 신던 쓰레빠를 들어 바닥면으로 그 친구 앞니를 양치 하듯이 문데 더라고요
그리고 학교에서 마시라고 우유를 나눠 줬었는데, 그걸 그 친구 머리에 부었습니다.
2. 다트
이건 원인이 뭐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저를 포함한 4~5명의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했을 겁니다. (잘못했다고 기억하는 걸지도..)
수업시간에 불려나가 서 있는데 신던 쓰레빠를 집어들어 저희한테 던졌습니다. 무서워서 자연히 우리는 교실 코너에 몰리게 되었습니다.
던지고 줍고 던지고 줍고 코너에서 뭉쳐있다가 신이 날아오면 울면서 맞고, 그걸 1교시 내내 당했습니다.
흡사 다트를 하는것 같은 즐거운 눈빛은 지금도 전혀 잊혀지지가 않네요
3. 교생
지금도 이렇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담임이 앞에서 수업을 하면 뒤에서 교생선생님들이 참관을 하였습니다.
남자 두분 여자 한분 이셨는데, 어린 마음에 그런거 있잖아요 설레고 잘 보이고 싶은거..
쉬는 시간이 되고 저는 바로 뒤를 돌아 말을 걸었죠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관심을 끌기위한 시시콜콜한 얘기였을 겁니다.
그렇게 얘기 하다가 담임이 제 뒷 목을 잡고 교실 밖으로 끌고 나가서 귀싸대기를 때렸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지라 무작정 맞고만 있었죠.. 아니 무서워서 뭘 해볼 생각도 안들었습니다.
그렇게 열 몇대를 맞고 얼굴이 퉁퉁 부어서 집에 갔으니 난리가 났죠..
바로 학교에 연락하니 학교는 뒤집어 졌습니다. 저의 일이 도화선이 되어 그 남자의 안좋은 행태가 다 드러난거죠
결국 다른 학교로 가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들리는 소문에는 원래 정신병이 있어서 학교를 관두게 되었고 이혼도 당했다고 하더군요.
트라우마라는게 진짜 있나봐요
거의 20년이 지났는데도 그 남자의 목소리, 얼굴, 항상 오른쪽으로 껌을 씹던 습관, 안경 디자인, 그 남자가 애들에게 폭력을 가할 때
웃음기 머금은 표정 이런게 정말 세밀하게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길가다가 마주치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 입니다.
시원한 사이다는 없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