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남편이 어제 볼 일이 있어 버스를 타고 가는데, 한 정류장에서 칠십 대 정도의 할머니 한 분이 무임승차를 하셨더랍니다.
그 왜 있잖아요, 연로하신데도 젊은이보다 빠른 스피드로 앞문 카드태그기를 쏜살같이 지나 안으로 쑤욱 들어가시는...
당연히 버스 기사님은 할머니를 붙들고 돈을 내라고 말씀하셨겠지요.
그런데 그 할머니, 답변이 '아, 그냥 좀 봐 달라', '조금만 가자' 뭐 이렇게 말씀하시며 돈을 안내고 버티시더래요.
덕분에 버스는 출발도 못하고 계속 정류장에 서 있고...
남편은 속으로 '아, 이런 게 마누라가 말한 무임승차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며 계속 쳐다봤더래요.
남편은 평소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기에 이런 사람을 못 봤거든요.
어쨌든 기사님이 화가 나서 계속 집요하게 말씀하시니까 이 할머니, 더는 못 버티시고 쭈뼛쭈뼛 버스에서 내리려고 하셨대요.
그런데, 그 때!
한 육십 대 정도의 할아버지께서 '내가 대신 돈을 내줄테니 그냥 타시라'고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정말로 자리에서 일어나 기사님께 가서는 돈을 대신 내주셨대요!
남편은 속으로 감탄을 하며 그분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순간!!!
그 다음에 일어난 일로 멘탈이...
처음 그 버스에 무임승차 할머니께서 타셨을 때, 서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자리는 다 차있는 그런 상태였대요.
그리고 돈을 대신 내주신 할아버지 자리는 뒷문 바로 다음, 두자리(사람들이 선호하는 자리죠) 있는 바로 그곳이었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대신 돈을 내주시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앞문까지 걸어간 사이,
그 무임승차 할머니께서 그 할아버지 자리에 대뜸 그냥 앉아버리시더래요!
뭐, 입으로는 '미안해서 어쩌나...'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그냥 쭉 앉아가시고...
결론은... 그 할아버지께서는 그래서 앞문쪽에서 계속 서서 가셨다고 합니다.
하아... 제가 이런 일을 겪었다면 다른 사람 도와줄 마음이 안 생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