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네가 곳간열쇠를 가지고 있는데 하는 것이라곤 다 죽어가는 ㄱㅅㄲ ㅂㄹ 만지작 거리는 것 뿐임.
일하고 평소처럼 밥상차린 며느리한테
"오늘 국이 짜, 그리고 밥상다리는 왜 이모양이야!'하면서
밥상을 뒤업어 버리면서
노인네는
"다시 밥상 차려와!'하여
며느리는 잠시 뒤 원래 차린 상을 그대로 내오니
노인네 왈
"이제 간이 맞네"
다 죽어가는 ㄱㅅㄲ ㅂㄹ 만지는데
안 선다고 며느리한테 왈
'야! 너 왜 그따구야?'
며느리가 논에 모를 심고 있는데
노인네가 와서 왈
'빨리 해. 내일 벼 바심(추수)해서 내다 팔아야해!'
한여름 뜨거운 때약볓에 며느리가 밭에서 일하다가
잠시 그늘에서 쉴려고 하는데
그 노인네가 오더니 왈
'니가 지금 쉴시간이 있어?' 라고 해
며느리가 어쩔 수 없이 다시 밭으로 나가서
가만히 앉아만 있으니
그 노인데 다시 왈
'그래. 그렇게 하란말이야!'하면서
노인네는 계곡으로 발 담그러 가네
노인네가 안방에 죽치고 있다가
몇일만에 밖에 나와 보더니
마당에 떨어진 몇개의 낙엽을 보고 며느리한테 왈
'마당이 왜이리 지저분해'하여
며느리가 마당에 빗자루 질을 하고
밭에 일을 나가니
노인네가 밭에까지 쫒아와서 왈
'누가 마당 쓸랬어?'
노인네 옆에 시윗사람들이 여럿이 있는데
노인네가 며느리한테 하는걸 보고는 가만히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