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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좋아하던 칼국수 집이 있었다.
게시물ID : menbung_261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눈시울눈망울
추천 : 10
조회수 : 952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5/12/15 18: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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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랑 떨어져있지만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칼국수 집이 있었다.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애매한 곳이기 때문에 부모님과 시간이 맞아야 갈 수 있는 곳이였다.

그 집은 한 아저씨가 운영하던 집으로 정말 잘되던 집이였다.



어느정도였냐면
영업시작 1시간 전에 와도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영업시작하는 순간 오는 사람들은 2시간은 기다려야 먹을 수 있었다.



오래전부터 그 칼국수 집을 가왔던 부모님의 말에 따르면
원래 그 주변에는 도로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고,
그 집으로 가는 길 마저도 승용차 1대만 지나갈 수 있는 비포장도로였다고 한다.

내가 처음 갔을 때는 그 집으로 가는 입구의 비포장도로가 손질되어있었고,
그 후로 차차 승용차 2대가 지나갈 수 있는 넓이가 되었으며
마지막에 "진짜" 그 집을 갔을 때는 포장도로가 되어있었다.

더욱이 그 집의 유명세로 인해 주변 상권이 발달해서
그 집 주변에도 칼국수, 쭈꾸미 등등 여러 식당이 들어섰다.
그 중에는 맛있는 옹심이를 취급하는 식당도 있었다.



아무튼 항상 그 집을 가서
그 식당에 사장님의 아들이 일하는 것을 보며
그 집의 아들이 그 식당을 이어갈거 같단 이야기까지하며
훗날에도 그 칼국수를 먹을 수 있단 생각에 기쁘기도 했다.




군 복무 시절

휴가를 나온 나는 그 집을 가자고 이야기 했었다.
그러더니 부모님께서 하신 말이 그 집이 문 닫고 쉬고 있다고 했다.




전역 후
뜬금없이 부모님이 외식을 하자고 했다.

그 칼국수 집이다.

같은 풍경
같은 건물
익숙한 모습

하지만 뭔가 달랐다.

영업 1시간 전에만 가도 붐비던 사람들이
다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영업을 다시 하는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가 싶었다.


들어갔다.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면을 치대는 사람이 바뀌었단 것이다.

처음에는 식당이 쉬면서 종업원들이 전부 바뀐줄 알았다.



칼국수가 나온다.

서빙하는 방식이 다르다.
정확히는 칼국수를 내려놓는 방법도 달랐다.



그 때 알아챘다.





사장이 바꼈다.

기존 사장님도 안보이고,
아들도 안보인다.


그 사이 칼국수가 끓었다.




면이 다르다.



나는 사람의 이름과 얼굴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내 입으로
들어왔던
거의 모든 음식의

식감

이 3가지만은 잘 기억한다.



우리 어머니 역시도 그러했다.

아니
우리 어머니가 더 정확하다.

내가 면에 대해 의심하던 사이
어머니가 먼저 입을 여셨다.

"면이 달라졌다."

확실히 식감이 확 바꼈다.





몇 달만에
기대에 부풀어 찾아간
그 칼국수 집은

이미

예전의 칼국수 집이 아니였다.




배불리 먹긴했지만

실망했다.






예전 사장님의 행방을 찾던 중
전해들은 소식.

건물주가 사장님에게 갑자기 말도 안되는 액수의 집세를 요구했고,
감당하지 못한 사장님은 칼국수 집을 포기했다고 한다.

그 후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서울 주변에만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 뿐이였다.









칼국수 집이 잊혀질 때 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 그 바뀐 칼국수 집 있잖아. 지금 방송에 나온다. ..."




내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어이가 없어서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출처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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