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시발표가 한창입니다.
아마 학부모님들은 자녀의 학년에 따라 반응이 다양하리라 생각됩니다. 특히 고등학생 자녀를 둔 분들이라면 감회가 남다르겠죠.
그래서 딱 하나만 부탁드리고자, 글을 씁니다.
물론 수능 끝나고 하는게 더 적합하지만, 지금도 꽤 괜찮을 거 같습니다.
자녀에게, '내가 너 쪽팔리다. 창피해서 어떻게 하니' 등의 말을 절대 하지 마세요.
비슷한 비유 하나만 할게요.
곧 우리 아이 생일이라, 케이크를 만들어주려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치죠. 요리법도 찾아보고, 재료도 직접 장만하고 등등. 한 3주 전부터요.
그래서 아이도 기대하고, 더 기분좋게 준비합니다.
드디어 생일날이 딱 됬습니다. 근데 케이크가 살짝 엉망이네요. 그리고 그날 밤에,
애가 여러분께 와서, '엄마, 오늘 엄마 때문에 쪽팔렸어. 그게 뭐야 대체.'
라고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기분 어떠세요?
좋은 결과이건, 나쁜 결과이건, 자녀분이 노력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짧게는 고3 1년, 길게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12년이요.
목표한 대학에, 학과에 합격했을 수도 있고, 불합격했을 수도, 성적에 타협해서 진학한 학생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1년 더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섭섭한 사람은 누굴까요? 가장 슬프고, 서러운 사람은 누구인가요?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생각만큼 나오지 않아 섭섭한건 만들어주신 어머님이실 거고, 그런 결과를 아이에게 보여줄 수 밖에 없어 슬프고, 서러울 겁니다.
자녀라고 다를까요?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섭섭한건 수험생 본인일거고, 그런 결과를 기대해주신 부모님께 보여줄 수 밖에 없는 본인의 심정은 슬프고, 서럽지 않을까요?
정시발표가 이루어지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해서, 학과를 가지 못해서, 성적이 못되서 원서지원 조차 하지 못한 수험생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겁니다.
거기에 부모님이 쪽팔린다, 내가 너 창피해서 어떻게 다니냐는 식의 말은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