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한지가 1년이 되어가네요.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3년동안 학생들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어주신 우리의 자랑스런 스승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단 하나의 거짓도 없으며 또한 저는 멀리서 지켜만 봤기 때문에 좀 더 멘붕인 상황을 접해보지 못한 관계로 순화되어 표현될 것입니다.
이 글이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길 바라면서도 두려운 기억때문에 들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듭니다.
질풍노도의 여고생 시점으로 몰입해주세요.
제가 졸업한 학교는 여고이며, 사립 미션스쿨입니다. 그래서 아침, 수요일 마다 예배를 드려야했습니다.
일명 뺑뺑이로 고등학교가 정해지기 때문에 원해서 오는 학생이 적었습니다. 그 이유로 교회를 다니지 않는 학생은 평소에 학교에 불만이 꽤 있었을 것입니다. 원해서 온 학교가 아닌데 자꾸 기도를 강요하는 학교 규칙은 굉장히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게 했습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스트레스는 점점 기도가 아닌 기도시간에 행패를 부리는 학생주임에게로 넘어갑니다.
교사의 심한 체벌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 교육이 되면서 제가 입학하고 1년동안은 굉장히 평화로웠습니다.
학교의 규칙은 치마 무릎까지, 머리 염색 X 파마 X 화장 X 이정도로 규칙이 좀 있었습니다만 점점 풀어지는 분위기 였습니다.
머리를 길게 길러 꼬리뼈까지 닿는 학생들도 꽤 있었고 치마도 무릎위에서 살짝 흔들리는 정도, 선크림, 적당한 고데기 정도는 알면서도 봐주는 식이었고 선도부와 학생부의 단체검사가 부당하다 생각 했던 저희 1학년들이 나서 의견 조율을 하면서 단체 가방검사 역시 사라졌습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 모두 적당한 선을 지켰고 꾸미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여고생들의 마음을 학생부 선생님들은 이해해 주셨습니다. 물론 선도부와 학생들은 톰과 제리처럼 쫓고 쫓기는 관계였지만.. 예나 지금이나 학생들을 너무 억압하는 규칙은 반대로 어긋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 우리의 주인공은 저희 반 부담임이셨는데 기술 가정 과목중 가정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때 당시 가정 수업을 들으면서 정말 존경했습니다. 세상 이렇게 배울것이 많은 선생님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이 낳고 꼭 찾아뵙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전까지의 성교육에서는 전혀 배울 수 없었던 세세한 임신과 출산, 피임, 성관계, 이성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치셨고 육아와 영양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1학년 때까지는.. 다들 그렇게 생각했죠. 대단한 선생님이라고. 존경스럽다고.
2학년이 되면서 저는 선도부 지원을 하고 그 전 선도부원들과 학생주임 선생님 앞에서 면접을 본 후 뽑히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이제부터입니다. 선도부원으로서 첫날을 기대하고 있던 저는 학생주임이 1학년 때 저희반 부담임이셨던 가정선생님으로 바뀌었다는 소리를 듣고 당황했지만 그 분은 정말 학생들을 잘 이끄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이미 뽑힌 새로운 선도부원들의 명단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선도부원들을 그 분의 입맛대로 뽑으신 겁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저는 학생부실로 불려가게 됐습니다.
새로운 학생주임 선생님(이하 학주)과 마주앉았더니 하시는 말씀은 선도부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 하신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직접 발로 뛰며 규칙을 위반하고 지각, 무단 이탈을 하는 학생들을 잡은 선도부는 없을거라 하셨습니다.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은 미소를 지으시며 선도부가 이렇게 바뀌는데도 지원할거냐고 물으셨습니다.
앞으로 학생부전형, 자소서를 써야할 고2에게는 한줄이라도 남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써야하기 때문에 선도부는 오로지 스펙이 될것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저 위반하는 학생들의 이름을 반과 번호를 또한 그 반의 실장을 조용히 당신에게 전해주라 말하셨습니다.
그 후에는 엄청난 봉사시간과 추천서라는 보상이 있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저는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이 분의 무서움을 몰랐죠. 그 전의 선도부가 좋았다, 어느정도 선을 지킨다면 충분히 학생들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했고 몰래 이르는 행위는 저에게 안맞다고 거절했습니다. 제 이유를 받아들인 새로운 학주선생님은 새로운 선도부와 함께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너무 길어 둘로 나누겠습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