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밝히기는 좀 그렇지만 사건은 이렇습니다.

한 부부와 그들의 미취학(으로 보이는) 자녀들이 함께 있는 가운데

저는 그 아이들로 인하여 불편함을 겪었고, 부모에게 주의를 요청하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알겠다는 대답을 들었는데

저에게 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뒤에서 부부가 함께 완전 쌍욕을 해대더군요.

 

처음에는 설마 저를 향해 하는 말이라고는 깨닫지도 못할 정도였습니다.

어디 무슨 인터넷 악성 댓글창도 아니고

차마 입에 올리지도 못할 그런 쌍욕을 육성으로 듣게 될 줄이야

상상도 못했습니다.

 

더 멍해진 것은 그 욕을 들은 아이 중 한 명이 아무렇지 않게

조용히 하라고, 들린다며 비웃으며 말하던 것이었습니다.

그게 타인에게 들리면 문제가 되는 상스러운 말이라는 것을

아이도 인지는 하고 있다는 건데

얼마나 자연스럽게 그런 욕들에 노출이 되었으면

저런 아무렇지 않은 반응을 보인다는 건지 그냥 기분이 아득해 지더군요.

 

한 인간을 향해 저런 독을 내뱉을 수 있을만큼 병든 사람들과,

그 밑에서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욕을 들어먹은 분노보다 뭐라 말할 수 없을

절망적이고 우울한 기분이 앞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