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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순이 심장떨어짐여;;;;;; (쓰고나니 스압...)
게시물ID : menbung_34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군영★
추천 : 5
조회수 : 779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7/16 11: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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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심심한 편순이입니당.

저희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이 아니고 1시에 마감을하고 6시에 오픈을해요.

마감때 모든 불을 소등하고 담배진열대 불만 켜놓는데요, 
날이 따뜻해지니까 마감과 오픈 사이에 따뜻한 담배진열대에 온갖모기와 날벌레들이 모여들어서 오픈때 보면 영혼을가진 썪은 십이지장처럼걔네가 엄청 리드미컬하게 우글우글우글ㄹ 거립니당ㅜㅠㅠㅠㅠ 

처음엔 진짜 콧속의 털까지 쭈뼛서는게 느껴질만큼 소름이 올라오고 여길 벌레때문에 때려쳐야하나 했는데.......ㅎ

 아직도 보면 닭살들이 쭉쭉올라오긴 하지만, 그래도 요즘엔
'하하 이새끼들 또왔네' 하면서 전기파리채를 가볍게 휘둘러 그들을 타다다다다ㅏ닥 털어버리고 청소기로 사체룰 빨아들인뒤 
남은 잔여물이 있어서 혹시 판매에 영향을주면 그게 모기다리와같이 갸냘픈 제 한달월급에 큰 데미지를 선사할것 같은 불안감에
아가들 궁뎅이 닦는 물티슈로 담뱃갑을 한땀한땀 닦는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오늘도 평소와 똑같이 전기파리채를 집어들고 몬스터들을 소탕하려고했는데 건전지가없는지 고장났는지 뭔가 타다닥! 하는 경쾌한소리 대신
부득....부...득..........하는 연약한 방구소리가 나더라고요.
뭐 그래도 한가로이 불빛을 쬐고있는 나약한모기몬스터를 처치하기엔 충분했어요. 

그런데 뭔가 달랐어요. 제가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더 따뜻한곳을 향해 걸어가던(심지어 날지도않음;;) 그들에게서 알수없는 공포를 느꼈어요.

하지만 곧
 '그래 나같아도 어차피 죽을거 굳이 죽기전에 불필요한 근육운동을 하고싶진 않겠지' 까지 생각이 미쳤고, 저는 벌레방어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하기위해 그들에게 천천히 다가갔어요.
 
그런데 오늘은 그들이 그동안 저의 전기 파리채에 짜릿하게 죽어간 부모/친구/자녀의 복수를해 주고 싶었던건지 담배갑의 3분의 1정도되는 정체불명의 골리앗친구를 데리고왔더라고요.

걔네가 데리고온건지 잡아먹히면서 온건지 그들의 자세한 사정은 알고싶지도 않지만 방구소리나 내고있는 다 죽어가는 파리채를 든 저는, 방금 모기국밥을 시원하게 두그릇 말아먹었을 것 같은 골리앗을 상대할 자신이 없었어요.


 방어력이 만렙을찍고 이제는 바퀴장군을 손으로잡아 밖에 풀어주는 오후 알바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꿈에서 바퀴장군과 끝나지않은 혈투를 벌이고 있지는지 전화를 받지않았어요.

저는 근거리 공격만 가능한 이 쓸모없는 파리채로는  골리앗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고 저에겐 결단이 필요했어요.


 
심호흡을한뒤 수명을 다한 나의 소울메이트 일렉트로닉파리채와  마지막 콜라보를 준비했어요. 
공격이 먹혔더라도 땅에 떨어졌다가 금방 정신을차려 다음을 기약할지 모르는 골리앗의 짱짱한체력에 대비해 바닥에 박스테잎으로 옐로우 부비트랩도 설치했어요.

 
듣는사람도 없는데 하나 둘 셋을 외친뒤, 좀 부족한것같아서 열까지 셌어요. 


열!!!!!을 외치는 소리와 동시에 버튼을 누르고, 담배 진열대를향해 파리채를 날렸어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골리앗은 자만함에 빠져 적에게 등을보였고 저는 그틈을 노려 성공을 거두었어요. 
비록 저의 소울메이트 메이드인 베트남 일렉트로닉파리채는 전기망이 분리되며 운명을 달리했지만 저는 동료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었어요. 
어서 이 골리앗을 옐로우 부비트랩에 가두어 알바중 벌레퇴치법 521조에따라 무기징역 in 일반쓰레기 형을 선고하고 싶었어요. 



 만능 집게인 쓰레기 집게로  조심스레 골리앗을 살짝 눌러보았는데 제가 전생에 허준이었는지 의도치않은 CPR을 실시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골리앗은 정말 요단강을 건너다가 되돌아왔는지 기쁨에 겨워 카운터 맨바닥을 누비며 푸드드드더ㅓㄱ푸ㅡ드드드듣ㄷ드ㅡ듣ㅡ소리를 내면서 마치 줌바댄스 막바지와같은 몸짓을 보이다 눈 깜짝할 새 사라져 버렸어요. 

벌레방어력이 30밖에되지않아 조금 큰 에메랄드 똥파리도 처치하지못하는 저는 저세상의 줌바댄스를 추는 골리앗의 기괴한몸짓에 성량을 뽐내는것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골리앗은 매장어딘가로 사라졌고 저는 아직도 골리앗이 어디있는지 알 수 없어요. 




죽었는지 살았는지
어디있는지
나간건지 
전구찜질을 하며 나를향한 복수의 칼날을 갈고있지는 않은지







 
아까 문열어 놨을때 먼가 푸드덕하면서 밖으로나가길래 얼른 문 닫았는데 아직도 가끔전구쪽에선 지직지직하는소리가 들려요ㅠㅜㅠ
제발 아까 나간거였으면 좋겠네요ㅠㅠㅠㅜ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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