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바닷가라 부모님이 민박도 하시고 어업도 하십니다
출근전 6시쯤 집앞에서 아빠 일좀 도와드리고 있는데
해변 경계를 나온 군인 한무리중 중위가 와서 말을 걸었습니다
좀 화난듯한 얼굴로 화장실좀 쓰게 해달라더군요
야외화장실이 있기 때문에 위치를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니 병들중 하나를 불러 화장실로 대려갔습니다
계급은 못봤지만 잔뜩 쫄은 표정으로 봐서 기껏해야 일병이나 되보였습니다
10분정도 지나고 그 군인은 화장실에서 나오고
잘썼다거나 고맙단말 한마디도 없이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습니다
계속 찝찝했지만 하던일을 멈출 수 없어 계속 하다가 30분쯤 지나 일을 마치고
화장실을 가보고 충격에 한 1분간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예상하셨다시피 화장실엔 그 군인의 흔적이 다분했는데
양변기임에도 불구하고 변기 옆 바닥에 똥을 쌓아놨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똥묻은 팬티가 있었고
양은 어찌나 많은지 모래성처럼 쌓여있었습니다
제일 짜증나는건 무슨 울버린마냥 갈색 벽화를 그려놔서
내가 화장실을 온건지 변기속에 빠진건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호스를 끌어와서 물을 뿌리는데
시간이 좀 지났다고 말라서 잘 떨어지지도 않는거 빗자루로 박박 문대가면서 청소했습니다
제일 이해가 안되는건
어짜피 바닥에 싸고 주위에 발라놀꺼면 왜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한건지 ........
어짜피 근무하는데가 바다옆 산인데 아무데나 싸지..
아니면 변태적인 취향인건가..
그땐 빡쳐서 부대에 민원 넣거나 근무서는데 찾아가서 중위한테 따질랬는데
그 힘없는 병놈의 남은 군생활을 생각하니 좀 사그러들어서
하소연하려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아침부터 드러운얘기 들어줘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