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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회사에서 잘렸습니다.
게시물ID : menbung_353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토리이치방
추천 : 11
조회수 : 2090회
댓글수 : 34개
등록시간 : 2016/07/29 08:21:18
제목 그대로네요.
황당하고 억울하고 어이가 없어서 잠을 못 자다가 글을 씁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저는 3개월 전 사회적 기업 M사로 이직했습니다.
평소 다니고 싶었던 곳이었기도 했고, 저랑도 잘 맞을거라 생각했었죠.
실제로 대부분의 것이 잘 맞았기에 편하게 다녔습니다.
물론 문제도 있었습니다.
 
저는 입사하자마자 2개의 신사업을 혼자서 동시에 기획하고 진행하게 되었는데,
그 중 1개의 일에서의 문제였습니다.
 
그 일은 신규 앱서비스였는데, 그 앱서비스는 여러 사람들을 관리해야 하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그냥 관리를 하면 편한데, 참... 일이 이렇게 진행이 되더라구요.
 
사람들이 A라는 외부 J사 사람에게 오류를 문의하면
그 A가 제게 그 오류를 전달해주고
그럼 제가 다시 개발자에게 전달을 해서 개발자가 수정을 하면
다시 제가 A에게 전달을 하고, 그럼 다시 A가 사람들에게 전달을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굉장히 비효율적인데, 더 큰 문제는 그 과정에 있었습니다.
A는 문제를 확인을 해보질 않아요.
사람들이 오류가 있다고 말을 해주면, 어떤 오류였는지를 체크해야 하는데
그냥 '누가 오류가 있다고 하던데?' 이러고 전달을 해줍니다.
그러면 제가 그 오류가 무엇일지를 한참 찾아보고 궁리한 후에 찾아내서 개발자한테 넘기죠.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될 때마다 적게는 30분, 많게는 2시간까지도 시간이 소요가 되는 일이었구요.
이게 지속적으로 반복이 되니깐 저도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그래서 A에게 사람들로부터 오류 보고를 받을 땐
꼭 그 내용을 한 번 확인해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A는 알겠다고 했구요.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더군요.
'문제가 있다던데~' 에서 끝입니다.
2~3번 정도 반복적으로 요구를 해도 마찬가지더군요.
 
방식은 바뀌었는데, 그냥 카톡 대화 내용을 캡쳐해서 줍디다.
그것도 서로 대화하고 있던 내용 전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처음 문의했던 내용 한 줄만 잘라서 전송
당연히 프로세스는 바뀌지 않았고 계속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습니다.
 
결국 저는 A에게 그럼 오류 보고만 사람들에게서 제가 직접 받아도 되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라고 하더군요.
그럼 혹시 A에게 오는 오류 보고는 제게 개인 카톡으로 넘겨 줄 수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래주겠다더군요.
이제 다시 이런 일이 없겠구나라고 잠깐 생각했었습니다.
근데 그렇지 않더군요.
 
딱 1번.
그 사람과 저를 초대한 단체방을 만들어 준 적은 있습니다.
그래서 손쉽게 오류 체크를 했던 적도 있어요.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씀도 드렸습니다.
근데 그 1번이 다였습니다.
여전히 오류가 있다네요에서 끝이더라구요.
 
문제는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오류를 A에게 이야기하면 A가 당연히 가장 많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제가 그 오류를 확인해서 A에게 넘기고,
사람들과 A 그리고 제가 같이 있는 단체방(30명 정도가 있는 방입니다.)에서 또 재공지를 하기 때문에
A는 오류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죠.
 
하지만 매번 공지를 하면 제게 다시 물어봅니다.
근데 그 오류가 뭐였죠?
뭐라고 설명하면 될까요?
그 일에 아주 조금의 애정만 있었어도 그러지 못할텐데요.
 
아무튼 이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A는 외부의 J사 소속이고, 저보다 나이도 많아서
그냥 제가 참고, 견디면서 일을 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이번주에 일이 터졌습니다.
J가 갑자기 단톡방이 아닌 옐로 아이디로 사람들을 관리하고 싶다고 했고,
옐로 아이디를 운영했나 보더라구요.
그리고 그곳으로 누가 문의를 했답니다.
갑자기 저보고 옐로 아이디를 직접 들어가서 그 문제를 보고 답을 하랍니다.
옐로 아이디는 본인 계정으로 본인만 확인되고, 개인 계정이라 줄 수도 없다던 사람이
저보고 그러랍니다.
화가 너무 나서 카톡방에서 좀 까칠하게 반응을 했습니다.
 
"제가 지금 다른 업무중이라 급한거 끝나고 확인하겠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잘리게 된 이유입니다.
 
아...
쓰면서도 어이가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카톡방에는 저희 회사 실장이 같이 있었는데,
그 실장이 저걸 보고 스트레스를 받으셨답니다.
그리고 그 A랑 저의 관계에 대해 A에게 물어봤다고 하네요.
그 실장은 그 날 5시? 6시쯤 그대로 집을 가더니
다음날에도 출근을 안 하시더군요. (아프다고 말을 하고)
 
그러고는 오후 5시쯤 나타나셔서 그럽니다.
둘 사이가 이런 줄 본인은 알고 있어야 하는데, 몰라서 화가 난다네요.
그리고 말을 그렇게 하는 걸 보니 제가 담당자로서의 자질이 없답니다.
제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들어보지도 않고
A와 대화를 해 본 뒤 결정을 내리고 와서 저렇게 말하시더군요.
 
제가 위의 자초지종을 하나하나 설명드렸고,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이야기도 전달했습니다.
듣지도 않더군요.
그러고는 대뜸 대표 면담을 해야 할거랍니다.
 
다음날이 되었고, 저는 대표 면담에 갔습니다.
대표님은 실장들한테 보고를 받았는데, 그 내용을 제 입으로 듣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위의 내용을 설명드렸고, 고민을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A와 저 그리고 대표님까지 3자대면이 가능하냐고 물으셨습니다.
바로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싶다고. 왜 그렇게 거짓말을 하시는건지 모르겠다고.
대표님은 알겠다고 하셨고, 다시 대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뒤 대표님이 오셔서 이러시더군요.
 
"3자 대면은 누군가에게 감정에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힘들 것 같다."
 
"A에 대한 진실을 말해줘서 고맙고 재발방지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실장들과 저와의 관계 회복이 어려울 것 같아서 퇴사는 해야한다고 하네요.
 
 
A의 잘못을 알게 되었지만, 내가 까칠하게 반응을 했고 그걸로 실장이 기분 나빴으니
저는 퇴사를 해야 하네요.
 
하하하하하하ㅏ하하
 
 
더 어이가 없는건 일이 많은데 집이 멀어서 이사를 생각중이었고,
실제로 집을 알아보고 있었다는 거죠.
진짜 이사라도 왔었다면 그 손해는 또 어떻게 감당했을지.
진짜 어제 하루종일 벙찌더군요.
 
 
퇴사하게 되자 갑자기 실장이 옆에 와서는 밥 한 끼 같이 하고 싶었다면서 착한 척을 하네요.
진짜 그 때부터 소름이 돋더군요.
전철역까지 데려다주겠다며 따라오는데 진짜 와...
차라리 미안하다고 사과나 하던가?
 
그러면서 이 실장도 그러네요.
A와는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할 생각이라네요.
 
 
 
그렇게 하루 만에 갑자기 회사 잘리고 백수가 되었습니다.
혼자 기획 다 해서 이제 일 좀 돌아갈 정도가 되니깐 이렇게 잘리네요. 하하ㅏ하하
이미지로 먹고 사는 회사고 많은 사람들이 착한 회사인 줄 아는 회사이지만
역시 내부 일은 겪어봐야 아는 거겠죠.
 
이 과정에서 또 역겨운 일 몇 개 더 있는데 이건 나중에 이야기할게요.
전 일단 회복 좀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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