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riddle (86.♡.249.94) 조회 : 391 |
아래 <한국여자로>라는 글을 읽고 착찹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글 쓰신 분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지금은 충격에서 헤어나 평온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유럽에서 생활한 지 8년 남짓된 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입니다. 그 동안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이나 훨씬 심각한 경우들을 목격해 오면서, 이 이슈와 관련해 유럽에 오는 한국 여성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졌는데, 아래 글을 보면서 확실히 정보를 공유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 글을 씁니다. 남녀 사이의 사적 관계는 문화를 불문하고 복잡 다양한 양상을 띠게 마련이겠지만, 영국 혹은 유럽에서 유럽 남자와 교제를 하게 될 경우 아시아 여성이 떠안게 되는 리스크는 대체로 막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관계 내에서 동등한 한 개인으로서 존중받기보다, 그저 아시아 여성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으로 취급당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많은 유럽 남성들에게 아시아 여성의 이미지는 열등한 식민지의 이국적이고 순종적인 성적 대상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불합리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먼저 인식해야 자신을 좀더 보호할 수 있습니다. 아시아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유럽 남성들은 과거 혹은 현재 아시아 여성들과 관계를 맺어 온/맺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또한, 이들 중 다수는 아시아 국가에 장기간 거주한 경험이 있으며, 일본어나 중국어를 약간 구사할 수 있고, 아시아 문화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습니다. 흔한 직업군으로는 영어 교사, 저널리스트,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직장인 또는 전문직 종사자 등등입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좀더 지위가 높고 체면을 중시하는 집단이라도 경계를 소홀히 할 수 없는데, 학계의 교수들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영어 교사로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거나, 혹은 아시아 관련된 주제를 전공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일부는 대학에서 국제협력교류 분과에서 일하면서 아시아 여성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가져온 이들입니다. 아시아 여성에게 접근하는 이들 중 다수는 아시아 여성 뿐만 아니라, 경제력이 영국 및 서유럽에 비해 낮은 국가 (동유럽, 남미 등) 출신의 외국 여성들을 주로 타겟으로 합니다. 그 이면에는 외국 여성들을 진지한 관계를 위한 파트너라기보다 쉽게 쾌락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도구로 간주하는 심리적 요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 있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과 낮은 금전적 가치를 투자해도 낯선 타지에서 고립된 채 외로움을 타는 외국 여성들의 환심을 사기 쉽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식은 실리에 밝은 시티 혹은 카나리 워프 금융계 종사자들에게 팽배해 있으며,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적은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도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극단적이지만, 카나리 워프 레스토랑 옆 테이블에 앉은 금융계 종사 남성들이 직업 매춘부의 시간당 가격과 아시아/동유럽 여성과 데이트하는 데에 드는 비용을 비교하는 대화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며 떠받드는 듯 접근하는 주요 그룹이 있는데, 이들은 40-70대 중년 이상의 남성들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유혹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아시아 여성들을 자신들의 능력(경제력, 사회문화적 지식, 영어 등)과 교환할 수 있는 대상으로 간주합니다. 이들은 거의 유부남이거나 이혼 경력이 있습니다. 이들의 개인적, 사회적 조건의 스펙트럼은 상당히 넒은 편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다면 자신의 욕구를 비밀스럽게 충족시킬 수 있는 약자를 노리는 이들이 많으며, 영국 사회 내에서 낮은 계급 혹은 경제적으로 빈곤한 가정 출신의 남성들이라면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며 지배할 대상을 찾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들에게 아시아 여성의 이미지는 Mail-order bride나 Chinese concubine으로 흔히 굳어져 있습니다. 영어가 서툴고 유럽 문화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깍듯한 매너와 세련되고 온화한 미소로 무장한 유럽 남성들의 가면 이면을 한눈에 꿰뚫어보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직접적 표현을 삼가하고 미묘한 암시로 소통하는 데에 높은 가치를 두는 영국 사회에서 외국인이 경험하는 한계는 극명합니다. 사랑에는 인종도 국경도 없다고들 하지만, 이런 낭만적 관계는 상호적일 때에나 가능할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영국에서 유럽 남성들이 아시아 여성들에게 접근할 때는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를 존중하기보다 쾌락을 위해 쉽게 정복할 수 있는 대상으로 간주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론 예외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비관적인 시각을 거둘 수 없는 이유는 결혼으로까지 이어진 관계조차 착취로 아시아 여성의 인생에 엄청난 상처를 남기고 끝나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피폐해진 여성의 삶과는 정반대로 이들 남성들은 아시아 여성과의 장기적인 관계에서 얻게 된 문화적 지식과 인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아시아 여성들을 유혹하며 더 악랄한 방법으로 착취를 지속해 나가기 일쑤입니다. 따라서 제가 드리고픈 말씀은, 여행, 어학 연수 또는 학업을 목적으로 유럽에 오는 젊은 한국 여성들이 좀더 경계심을 가지고 자신을 보호하기를 당부드린다는 것입니다. * 이 글을 쓰면서 국제 결혼이나 서구인과의 연애에서 행복한 관계를 맺고 있는 분들께 자칫 거슬리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러웠지만, 타인종/문화간 관계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 유럽이나 영국에서 장기간 생활하시면서 이 주제와 관련해 보다 깊은 통찰을 갖고 계신 분들께서는 정보를 공유하여 잠재적 피해를 줄이는 데에 도움을 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