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외할머니는 1910년도에 태어나셔서 2013년도 11월에 돌아가셨습니다
한국의 근대사 100년을 겪으셨지만
큰 외삼촌(유산 몰빵, 엄청 잘살음)이
할머니가 계시는 차디찬 골방에 불켜는 전기와 난방을 아껴서
할머니가 고생하는걸 보다못한 어머니의 형제들이 돌아가며 모시다가
저희집에 모시고 오게 되면서 노년의 마지막까지 저희집에서 계셨습니다
외할머니는 아흔은 커녕 백살을 넘으셨어도 잘 걸으시고 대화도 잘 통하셨는데요
그래서 돌아가시기 몇개월전까지
2주에 한번씩 동생과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차를 타고 동네의 목욕탕을 다녔습니다
(저는 목욕탕 가는걸 엄청 싫어해서 안다녔...-ㅅ-;;)
서론이 길었네요;;;
아무튼 문제는 목욕탕을 다니며 일이 일어났습니다
동생은 특히나 할머니를 진짜 극진히 모셨는데요
(할머니 한정 스폐셜 리미티드 에디션이란건 함정, 실제론 소시오패스에 가까움 =_=)
목욕탕을 나와
아부지 차량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군요
바람이 부니까 휠체어에 계신 할머니에게 얇은담요와 가디건을 걸쳐드리고
양말도 올려드리며 챙겨드리는데
동네 아주머니께서 오시더니
정말 손녀가 어른 너무나 잘모시고 너무 바르고 싹싹하고 이쁘다고 칭찬을 막 하더랍니다 ㅋㅋㅋㅋㅋ
효녀가 이런 효녀가 없다고
그러더니 치매걸리신 어머니를 모시는 남자 있는데 소개시켜주고 싶다고 -ㅅ-...
?????????
순간 어머니와 동생 모두 귀를 의심...;;
네???
모두 어이 없어 하는 와중
할머니께서 휠체어에서 앉아 계시다가 대뜸 "그럼 댁 딸래미 보내슈" 하고 딱 짜르셨을때 쯤
아부지께서 차끌고 도착하셔서 완전 휙 돌아서 차를 타려는데
끝까지 쫒아와서 만날 생각 좀 해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렇게 어이없는일은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할머니 돌아가시고 지금은
둘째는 미국에, 첫째인 저는 캐나다에 살고 있습니다
둘 다 각자 알아서 살고 있는데
미국에 사시는 이모는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동생에게 연락하여
마치 선심쓰듯이 방 내줄테니 이모집에 살면서 학교 다니라고... (학교를 옮기란 말을 -ㅅ-)
그러면서 한단말이 이모부가 워낙 고령에 운신이 힘들어 집에 계시니
집에 살면서 좀 돌봐달라고.... -ㅅ-...
네가 어른을 잘 모시고 싹싹하니까.... 라면서요 =_=...
동생은 있는 지역에서 학교 잘 다니고 있다며 걱정안하셔도 된다고 끊었다고 하는데....
어른잘 싹싹하게 잘 모시면.... 그걸로 끝이지
왜 일을 시키려 하나요 -ㅅ-
동생에게 저 이야기 전해듣고 진짜 어이없어서..... 허허허허...
그래서 그런지 어른에게 싹싹하게 잘한다... 이런이야기 들으면
이젠 칭찬으로 안들립니다;;
내가 안하는거 니가 해주니 참 좋구나...
좋아하는거 같으니 앞으로 같은일을 시키면 좋겠네?
뭐 이런 뉴양스로만 들리거든요
자기네 집에, 아는 사람집에 소개시키는것도 모자라서 그걸로 생색낼려는 어른들을보면 기가 찹니다
효도는 셀프라는걸 다시 한번 외쳐봄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