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베오베 간 여수 상황을 보고 쓰는 글 입니다.
수해 상황을 보니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러던 중에, 페북이 저에게, 제 고향에 생겼던 일이 4년 전 오늘이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사진 속 동네 모습을 보아 어디인지 대충 예상하시는 분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제가 누군지를 짐작도 할 수 있을 정도일 겁니다...
그만큼 좁아서 누구네 몇 째 아들 정도는 다들 알고 지내는 동네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당시 한참 대선 레이스가 이어지고 있을 때, 운이 좋아 당시 문재인 후보님 쪽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태풍소식은 들었지만, 크게 생각은 하고 있지 않았는데 동생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동네가 물에 잠겨있는 사진이었어요. 게다가 지금은 어느정도 물이 빠진 상태라고 말하더군요.
진행중이던 행사만 금방 마무리하고 급하게 내려간 고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혹시 몰라 구석 구석 사진을 찍으면서 당시 어머님께서 하시던 가게로 갔습니다.
상황은 여러분이 사진으로 보시는 것 보다도 처참한 상황이었습니다.
동네 전체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모습에 아연실색했지만, 더욱 제 가슴을 때리던 것은
"10년 전에도, 그 전에도 해 봤으니 금방 복구 할 수 있다."
"쓸 수 있는 것, 없는 것 구분해서 잘 정리해라."
등, 서로를 위로하며 복구에 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저희 동네는 14년 전 태풍 루사때도, 그 다음 해의 태풍 매미때에도 비슷하게 피해를 입었습니다.
태풍 루사 때에는 위의 모습보다도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어머님께서는 고향 동네에서 15년 이상을 작은 치킨집을 하셨습니다.
제가 초딩 시절 부터 시작된 가게에는 수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었습니다만, 그 소중한 장소는
더 이상 복구될 수 없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너무나 터무니 없는 보상이 이루어 진 걸로 압니다.
지자체의 보상 보다도 저를 화나게 하는 것은,
무려 3번의 태풍 피해를 입은 것인데,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죠.
제대로 된 대비도, 보상도, 일처리도 없었습니다.
오로지 동네 주민분들과 고마우신 자원 봉사자들의 손으로 피해 복구가 이루어 진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이 있었습니다만, 더는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번 여수 수해 글을 보며 당시 기억이 떠오르니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아무쪼록 수해 및 지진 피해자 분들이 무사하시고 큰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더해서 작년 오늘에는 제게 아버지나 다름 없으신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네요.
연휴 마지막 날 오전 부터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