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이런 사기를 당하는 날도 있네요. 참 허탈합니다.
처음 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를 받았는데 저를 사기범으로 고소당했다고 말하면서 명의도용과 관련하여 피해자 입증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기꾼 이름을 대고 이 사람을 아느냐, 주위에 누가 있는지 주도면밀하게 확인을 하면서 아무도 없는 곳에서 통화하라는 식으로 유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사건번호도 불러주고 수사관과 검사라면서 체인지도 하고, 형사포털사이트 코드주소를 불러주며 접속하라고 유도하고는 실제 피소된 고소장같은 것을 보여주며 거기엔 검찰총장이름 및 직인까지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금 흐름을 추적한다고 하면서 조사를 위해 금융감독원과 합동조사중이다, 농협쪽 직원이 사기행위에 협력해서 비밀로 해야 한다, 수사 내용을 말할시 피소될 수 있다, 가상계좌를 만들테니 그리로 입금하라, 비밀 조사중이다라는 식으로 약을 뿌리고 나중에 조회하면 잠시 비밀로 돌려놔서 안될 수 있다~ 꼼꼼하게 하더군요. 애초에 액티브 엑스가 여러 개 안깔리는 관공서 홈페이지 따위 없는 건데. 거기서부터 이상함을 느꼈어야 하는건데...
특징이 전화를 계속 끊지말고 유지하라는 식으로 하더군요. 들킬걸 대비한 건지. 그러면서 곧 된다 오늘내로 된다 이런식으로 시간을 차츰차츰 늘리고, 은행업무가 끝나면 일이 진행이 안된다는 식으로 반환을 지연시킵니다.
곧 돌려주겠다고 하면서 계속 약을 팔고 손해본 이자까지 다 보상해주겠다고 합니다. 그 말을 믿은 제가 병신이죠.
당일 5만원까지는 수사비용 청구가 되니 영수증보관해두라 하고 전화번호는 비밀유지를 위해 발신이 안되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런식으로 사람의 신뢰를 얻고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돈을 받아가더라구요.
정말 꼼꼼하더라구요 중간에 사람 이름들을 불러주면서 진짜 수사관 마냥 이 이름을 알고 있느냐, 지금 복장은 어떻게 되냐, 4시가 지나면 금융권은 끝나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 내일 연락 드리겠다. 제가 일 하는 직종상 쉬는 날이 아니면 금융업무가 되지 않는다 하여 날짜를 미뤘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 설명 들을 때 가상계좌로 안내받은 계좌주시더라구요. 본인도 사기 당해서 그 꾼들에게 돈을 전달했는데, 그들이 연락안되고 지급정지당하셔서 당황해서 계좌 입금내역중 전화번호 같은게 보여서 연락했다 하시더군요.
전화를 받고 바로 112 신고하고 어찌하면 될지 안내받고 은행 콜센터에 이미 나갔지만 지급정지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경찰서에서 조서 쓰고 고소장 넣고 오는 길인데 아마도 힘들거라 하더라구요. 이런 사례가 진심 많고, 잡기에는 대부분 해외이거나 대포폰과 대포통장이용 사례가 많아서요.
경찰서에서 안내해준대로 금감원에 전화하고 일단 입금한 은행쪽으로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제출했구요, 대출업체에 전화하여 대출 취소를 알아보는 중 입니다.
긴 내용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결론은 이겁니다.
1.엑티브 엑스 없는 관공서사이트는 가짜다.
2.수사시 출석을 요구하지 전화로 요구하지 않는다.
3.수사중이라 말하면서 계좌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100퍼 사기다.
4.은행에 대한 불신을 유도하면서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신뢰를 얻는 피싱도 많다.
5.생각보다 관공서허들은 높지 않다. 미심쩍다면 검색을 한번 더 하고, 전화를 한 번 더 하자.
이미 저는 당했고, 실질적으로 돌려받긴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이라도 이글을 보고 범죄예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저는 가족들도 충격받을까봐 얘길 못하겠어요. 화가 나고 부끄럽고 심장이 떨립니다. 보통 생각하는 피싱보다 훨씬 진화했더라구요.
부디 잘 해결되어 사이다게에서 뵙게 되면 좋겠네요.
p.s 혹시 이전에 비슷한 일 겪고 제가 한 방법외에 다른 것도 아시는 분들은 댓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