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1호와는 사이가 원래 좋지 않습니다.
그 집 아주머니가 저희 집 개를 극도로 혐오해서 발로차서 죽여버린다느니 소리를 해서 싸운 적이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키우던 말티즈는 예뻐했다고 저희 엄마가 말씀하시는데.. 지금 15년된 믹스견은 검은색이라 싫은건지...)
술을 마신 아줌마가 저희 집 앞에 와서 개를 키우는 니네가 잘 못이니 사과해라 그래서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술에 취하셔서 논리도 없고 주정만 해대니 복도 끝에서 보던 아들이 아줌마를 데리고 가서 마무리 되었었습니다.
15살 먹은 개라 시력과 청력이 올해들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집에서 멀어지는 게 두려운지
엘레베이터 타고 밖에 나가서 실외배변하던 개가 엘레베이터 탑승을 거부합니다.
겨우 복도만 왔다갔다 하는게 산책의 전부가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노견이 밖에 나가고 싶다는 눈빛을 강하게 보여서
같이 복도를 거닐다가 701호 모자가 엘레베이터에서 내릴 때 마주쳤고
아주머니가 또 저희 개를 향해서 온갖 싫은소리를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휴지와 방향스프레이를 들고 개를 따라다니면서 배변한거 다 치우고 다닙니다.
15년 동안 이 아파트에 살면서 반려동물 키우는 집이 다른 집 더 배려해야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개가 용변보고 간 것도 저의 눈에 띄면 치웠습니다.
그 쪽 집 앞에 간것도 아니었고 지나가다가 마주친건데 저도 화가나서 저희 집 쪽으로 가면서
하... ㅅㅂ... 하고 내뱉었는데 그러자마자 그 아주머니 아들 (30대 추정)이
야!!!! 미친x아!! 하면서 달려오면서 주먹주고 팔을 들어서 저를 때리려는 액션을 취했습니다.
아오!! 확!! 이런 말과 함께 때리려는 시늉을 욕설과 함께 계속 하였고
개똥을 밟은 적이 있다면서..(저는 이 때도 응가봉투를 들고 있었습니다..대체 어디서 밟았다는건지)
실제 폭행은 없었지만 계속 소리지르면서 위협을 했고
다른 집 아주머니도 나와서 말리고 그 남자는 자기 엄마와 다른집 아주머니에게 저지 당하면서
'안때려 안때려 그러니까 놔봐' 하면서 다시 저에게 와서 또 때리는 시늉과 욕설을 계속 하길래
'여자 앞에서나 소리칠 줄 아는 놈인가 보네?' 라고 했더니
정말 불쾌한 눈 빛으로 저를 위 아래로 훑으면서 '여자였냐?'라고 했습니다.
저는 저녁에 잠깐 강아지랑 바람쐬러 나간 차람이라서 잠옷 차림이어서
그 사람이 저를 쳐다볼 때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하필 저희 층이 그 때 엘레베이터 타는 곳에 전구가 나가서 암흑 속이었지만
그 눈 빛이 잊혀지지가 않고 시간이 지날 수록 폭행 당할 뻔 한 순간이 무겁게 가슴을 짖누릅니다.
원래 공황장애가 있어서 신경안정제는 가지고 있었기에 최근엔 별 일 없어서 약을 먹지 않았는데
그 일이 있은 직후와 오늘까지 계속 먹고 있습니다. 일하다가도 문득 떠오르면 불안해서 심장이 너무 뜁니다.
실제 폭행이 없었고 CCTV같은게 없어서 증거도 없기 때문에 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검색해 보니 때리는 시늉도 폭행죄 성립이 된다는 판례가 있다는데..
어제 호신용 페퍼스프레이와 증거확보용 액션캠을 주문했습니다.
문제는 만약 또 저런 폭행위협에 놓이게 됐을 경우, 제가 페퍼스프레이를 분사하면 오히려 제가 폭행죄가 되는게 아닌가 하는 것 입니다.
그 일을 겪고 집에 들어왔는데 하필 sbs에서 '잔혹동화 불안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여성폭력에 관한 걸 방송해서
더 불안해 졌습니다.
어제는 저희 개가 앞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안고 밖으로 나가서 산책했고 어두운 밤이라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하면서
크로스백에 휴대폰을 고정했는데 녹화가 잘 꺼지고(저장안됨) 화면전환이 너무 잘되서 휴대폰 촬영은 안되겠더군요..
퇴근 할 때도 제가 마지막으로 정산을 하고 가기 때문에 혼자 남겨져서 불안한데..
같은 층에 가까이 사는 사람이 저에게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게 너무 불안합니다.
출퇴근 할 때, 산책 나갈 때, 집에 혼자 있을 때 들이닥칠까봐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