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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지망하시는 분들, 엔터테인먼트 쪽은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게시물ID : menbung_426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백통샀당
추천 : 5
조회수 : 102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1/30 03: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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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물론 개인 경험담이라서 단정을 지을 수는 없습니다만... 번역쪽에서 일하시려는 분들은 엔터쪽은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일반화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글 내내 고구마 먹는 기분이 드실 것이므로... 자신 없으신 분들은 뒤로가기를 살포시 눌러주세요.



작년 가을쯤 우연히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번역 알바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전문 번역인은 아니고 번역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입니다. 
가끔 자막 만들고 레딧 글 번역하고 하는... 

번역쪽 일도 많이 알아보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쉽지는 않더라구요. 

아무튼 엔터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일하는 조건이 뭐였냐면 
'번역물 지급 타이밍이 굉장히 불규칙적임에도 번역물이 오면 거의 바로 번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모종의 이유로 쉬는 타임이었던지라 오케이 했죠. 

그리고 페이를 얘기를 해주는데... 
A4 용지 기준 페이지당 5천원... 이었습니다. 
영-한, 한-영 구분 있는 것도 아니었구요. 

제가 전문 번역인은 아니지만 번역 일을 몇 번은 해본적이 있는 터라 어느정도는 아는데 
페이지당으로 가격 받는 곳도 못봤고(그래도 가끔 있긴 하더군요)
영한 한영 구분 짓지 않고 하는 곳도 처음 봤고 
무엇보다 페이 자체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당시에 돈은 큰 목적이 아니었고 그냥 경력 정도로 삼기 위해 일을 하자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얼마간 일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일을 시작하는데... 
번역은 주로 sns 단문, 홈페이지, 카페의 공지사항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중 sns 단문이 압도적으로 많았고요. 

처음엔 홈페이지에 들어갈 내용을 번역하는 것이었는데 워드에 10포인트로 주더라구요. 
그래서 번역물을 완성해서 보내고
그 다음에 장문 번역을 하나 더 받았는데 앞서 받은 번역물보다 확연히 길었습니다. 
그런데 9포인트더라구요 ㅋㅋㅋ 글씨 크기가 ㅋㅋㅋ 
9포인트로 A4용지 8페이지 분량 정도... ㅋㅋㅋ 

받은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한 번은 일단 참기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는지... 

그렇게 나름대로 일을 열심히 하고... 
정산일이 되어 정산을 받는데 담당자분께서 잘 해주셔서 고맙다고 회사에 만원 올려서 얘기해보겠다고 하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정산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담당자 분이 바뀌고 번역 계속 하고 하던 중에 다음 정산일이 되었는데 
바뀐 담당자분께서 자기가 인수인계 받은 게 없어서 저번에 정산을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번엔 담당자분께서 정산 해주셨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이번에는 저와 본인이 각각 정산 파일을 정리해서 비교해보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알겠다고 했죠. 

그래서 파일을 만들었는데 보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보내드렸더니 잠시 후에 자기가 만든 파일하고 차이가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파일을 받아봤는데...ㅋㅋㅋ 

우선 의뢰한 번역물이 아니고 제가 한 번역물을 기준으로 했더군요.
이전 정산에는 의뢰물 기준이었는데 말이죠. 
이건 제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엔터가 하나도 없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
저는 sns 단문 사이에 엔터를 하나씩 넣었어요.
엔터를 안 넣으면 가독성이 너무 안 좋아서... 
우선 이게 없었습니다. 이것도 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해당 엔터는 제가 임의로 넣은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ㅋㅋㅋ 의뢰한 글에 있던 엔터도 다 지웠더라구요...ㅋㅋㅋ 
그러니까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백통샀당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글을 의뢰를 했으면 이걸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백통샀당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위와 같이 만들었더라구요. 

그래서 거기서 제가 폭발해서... 담당자분께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저번에 9포인트도 참았는데 있던 엔터까지 다 지우시는 건 너무 한 것 아니냐, 하고 말씀을 드렸더니 
자신이 9포인트 얘기는 들은 바가 없고, 앞으로는 10포인트로 고정하되 엔터는 없는 걸로 하겠다고 하시더라구요ㅋㅋㅋㅋㅋ 

정말 벼룩의 간을 빼먹지... 
페이지당 5천원 받는데다가 의뢰도 불규칙하고... 
솔직히 번역은 그렇다고 쳐도 의뢰가 불규칙한데에서 페이가 추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닌지... 

제가 당시에 화가 나서 그럼 그렇게 하고 저번에 9포인트로 번역물 드린 차액은 받아야겠다고 해서 
그냥 차액을 받고 끝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질려버려서 그만 두려는 차에 제 복학 시기가 다가와서 
자연스럽게 그만 둔다고 얘기를 하고 현재는 일을 그만 둔 상태입니다. 

근데 끝까지 발암인게...ㅋㅋ 
마지막 정산일 다음에 제가 거의 3주 정도를 더 일했는데 정산 얘기 안 하더라구요 ㅋㅋㅋㅋ 
에이 그래도 설마 주겠지 싶었는데 아직까지 돈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만둔지 일주일 넘었는데 


사실 이 회사만의 문제일 수도 있긴한데 
꽤 큰 회사거든요... 그래서 꼭 이 회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지인한테 이 얘기를 했더니 회사에서 돈을 받는 게 맞냐, 
그냥 팬클럽측 스탭(제가 이쪽에서 일해서)이 주는 돈 아니냐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으니까요...ㅋㅋ
근데 결과적으로는 회사돈이 맞았습니다. 은행 거래 내역 보면 알 수 있으니... 


아무튼 여러가지로 멘붕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는 엔터 쪽은 안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다 끝난 마당에 이런 얘기해서 뭐하나 싶지만... 
짹짹이에 글 올릴 때 해시태그... 도 번역해야하는 게 정말 고역이었어요

아 아무튼 쓰고나니 후련하네요. 
혹시나 엔터쪽에서 번역일을 하신다면 잘 알아보고 하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제가 워낙 호구스러워서... 당했지만 여러분만은...


어떻게 끝내지 
남은 연휴 잘 보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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