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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자로 해고처리 될 것 같네요. 짤리는 기념 인생 정리
게시물ID : menbung_436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국인조르바
추천 : 13
조회수 : 1036회
댓글수 : 12개
등록시간 : 2017/02/27 17:25:50
노트북에 내가 기획한 기획안이랑 이것저것 자료들 개인HDD로 옮기고나니 할게 없네요.
멍 때리면서 서당캐 듣다가 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나 정리도 해볼겸 짧지만 길었던 8개월 스타트업(이라 부르고 사업놀이로 정의함) 
이사로 재직한 경험 썰 풀어봅니다.

2006년 8월. @@은행 전산실 입행
남들은 못들어가서 안달인 직장을 엄니 사촌오빠(나에게는 외삼촌뻘..)께서 금융 쪽 고위직으로 계셔서 반낙하산으로 꽂혀들어감.
들어가니 입행동기 10명 중 9명이 엄마, 아부지 중 한 분이 은행 관계자..

2007년 5월.
ㅅㅂ 사수새끼가 똥싼거때매 연대책임.
사수는 그길로 퇴사, 나는 징계 → 감봉 → 백업창고 한직으로 징계성 인사발령

2007년 8월.
도저히 그 창고에서 벗어날 길이 안보여서 퇴사..

2007년 8월 ~ 2008년 3월
집에 출근한다고 구라치고, 정장입고, 강남역 할리스커피에서 커피 한 잔하고 정장입은 다른 직장인들과 어울어져 명인만두에서 김밥으로 떼우면서 재취업 구직활동..
IMF에 명퇴한 분들이 했다는 파고다 공원에서 신문보기 이런거 이 때 경험함.
일이 없으면 하루가 너무 길다는걸 체감..ㅠ

2008년 4월 ~ 2012년 10월
헤드헌터한테 꼬여서 중견기업 입사
아무것도 모르는 통신바닥 바닥부터 박박기면서 아득바득 생활

2012년 10월.
팀내 팀장이 갑작스럽게 퇴사하면서 팀장으로 전격 승급되었으나..
왠지 모를 불안감에 협력사 직원님들께 전직의뢰 → 경쟁업체에 스카웃 → 11월 기존 다니던 회사 부도남.

2012년 10월 ~ 2015년 3월
서울 모처의 또다른 중견기업으로 스카웃되어 나름 선전.
파트장까지 올라가고, 결혼을 약속한 여자도 생김.
갑자기 이게 내 길인가.. 정말 이렇게 흘러가는대로 살아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미친듯이 밀려오면서 말리는 여친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표.
약식 상견례까지 다 한 결혼 파토남.

2015년 4월.
매부(여동생남편)가 운영하던 조그만 소프트웨어 업체에 부장으로 들어감.

2015년 4월 ~ 2015년 8월
가족끼리 그러는거 아니야.. 하는걸 뼈져리게 느낀 후 창업.
업종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대부업(-_-)
뜬금없지만, P2P 대출 관련한거에 꽂혀서 대부업자의 삶으로 전환.

2015년 8월 ~ 2016년 2월
쫄딱 망함..ㅋㅋ
퇴직금+저축금 로그아웃..ㅠ_ㅠ
한달쯤 쉬면서 뭘할까 알아보던 찰라 일본에서 오퍼가 옴.
계약직이지만, 연봉이 좋고, 일본 내 개발 경력으로도 인정이 가능한 쪽..이었지만..
ㅅㅂ 지금 대표를 하필 그 때 만남..
이 새끼가 3고초려 하는 바람에 꼬여서 같이 부산으로 내려옴.. 미쳤지 내가..

2016년 4월 ~
문제의 시작입니다..
업종은 마케팅.
내가 해야할 업무는 

1. 회사에서 외주로 주고 있는 전산관련 업무를 내부로 이관해서 외주리스크 차단
2. 개발인력/디자인인력 채용
3. 대표이사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기획하여 웹 및 앱 컨텐츠로 가공/개발진행
4. 마케팅 기획
5. 영업.

비등기 이사로 선임되었고, 회사는 국외법인 1곳, 국내법인 1곳으로 운영 중인 나름 괜찮아보이는 기업으로 판단했어요.
어짜피 스타트업이라면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시작하는거라고 알량하게 생각했고, 3고초려의 정성을 보이는 대표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도 되지 않았던터라.. 놀고 있는 상황에서 손내밀고 같이 하자는 꼬임에 고향의 친구들, 부모님 생각도 나고..

입사해서 첫달.
시작과 동시에 대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기획을 시작했죠.
기획하면서 거듭되는 채용..
나름 IT밥을 10년가량 먹었으니 이래저래 사람보는 눈은 있을거라..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지방의 인력 상황은 열악합디다.
인력 상황은 열악하지만, 좋은 인재를 못구하는건 아니었으나.. 정해진 연봉으로 그만한 인재를 구하는게 힘들죠.
사람을 구해다 대표 면접을 보면, 저 친구는 인상이 안좋다. 저 친구는 집이 너무 멀다..
미치겠더군요. 아니 개발을 잘 할 사람을 뽑는데, 인상, 결혼유무, 출퇴근 차량유무, 운전가능여부, 기혼여부.. 가 도대체 왜 필요한건지..
약 보름의 시간만에 이 ㅅㄲ가 이시대 진정한 꼰대구나.. 내 운신의 폭은 정말 좁디좁구나.. 하는 불안감..

그와중에 천금같은 인재가 한명 굴러들어와서 개발자는 픽스.
디자이너를 뽑는데 똑같은 무한루프 반복..
한달보름이 흐른 후에 SKY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력이 필요한 자리에 신입사원 픽스.
SKY 출신이니까 일반 경력보다 일을 더 잘할꺼야.. 라는 어이없는 ㅅㅂ 무논리..ㅠ_ㅠ

그럴싸한 인재는 뽑아다 올리는 족족 딴지를 걸어서 결국 대표가 원하는 인사로 채용결정..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해볼까!! 했건만.. ㅅㅂ 내일 퇴사하래요..ㅋㅋㅋ
는 아니고, 잠시.. 너무 길어서 피곤하네요.

좀따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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