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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집은 30년 넘게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종편]
게시물ID : menbung_443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PICA
추천 : 4
조회수 : 86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16 18:34:22
안녕하세요. 저희집은 30여년 넘게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베오베도 갔을만큼 많은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관심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얼마전에 저희집도 주변 농장이 ai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예방적 살처분이라는 명목하에 살처분을 했습니다. 물론... 저희집은 최종적으로 ai 음성판정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번에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일반 국민여러분들이 갖고계신 생각이 궁금해서라는것을 미리 밝힙니다.
 
저희집은 예방적 살처분 명령에 따라 어찌됐든 국가의 지시대로 응했습니다. 그 결과는 현실과 너무나도 동떨어진 보상금, 그리고 몸과 마음 모든것이 무너져버린 참담한 현실이더군요. 현재 관련법령과 농림부 고시 등에 따르면 보상금은 살처분 당시의 시세를 기준으로 한다고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14년도 생산단가와 잔존가치를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합니다.
 
특히, 산란계 농장은 육계와 달리 닭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는게 아니라 앞으로 낳는 계란으로 수익을 창출하는데, 잔존가치를 10%만 인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더욱이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재입식 할수있는 어린닭도 없고,, 그마저도 평소의 2~3배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입니다.
 
이해가 쉽도록... 수치로 설명 드리자면, 저희집은 한달에 1억 5천만원 이상 이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약 10개월정도 이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고, 감가상각이랄지 산란율이 저하되는 부분을 감안했을때 올해 남은 기간동안 15억 내외의 이익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상금은 잘 나온다 해도 2억~3억 내외입니다.
재입식을 위한 닭값과 제반 비용만해도 5~6억 내외입니다.
 
과연 이것이 정당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나요. 제가 생각하는 정당한 보상이란 재입식을 위한 닭값과 제반 비용을 위한 5억 내외라고 생각합니다...
미래의 잔존가치를 모두 인정해주면 좋지만, 그건 아니잖아요... 국가적 재난인데 고통 당연히 나눠야죠.
또한 미래 잔존가치를 지금의 높은 시세로 획일화 하는것도 물론 잘못된거죠. 일부 깎아야 하는 점도 당연히 맞지만, 미래에 발생예측되는 가치를 10%만 인정하는것은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닐까요.
 
뭐... ai 덕분에 돈 잘벌었네.. 욕심이 많네. 나쁜놈이라 욕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리고 살처분 안해서 돈 잘 벌었으면 이런얘기 못하지 이렇게 비아냥 하시는분들도 계실겁니다.
3개월간 당연히 평소에 비하면 돈을 잘 벌었죠. 지난 30여년간을 돌이켜보면 계란시세는 항상 요지부동 그대로 였습니다. 이렇게 높은 시세는 없었죠. 소비자분들은 마트에서 비싼값을 치루며 사드셨지만 생산농가의 단가는 공식 시세보다도 무조건 깎아서 도매업자들에게 납품을 해왔던것 관행 등..
본전치기만 해도 성공이었던 그동안의 세월이었습니다.
 
이렇게 현실성 없는 보상금에 대해서 행정심판이나 법적인 조치를 한다고 하면 일부 국민분들은 손가락질을 먼저 하십니다...보상금을 왜이렇게 많이 주느냐, 많이 주니까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고 하십니다. 물론, 일부 농가는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농가들  때문에 선량한 농가까지 피해를 받고 손가락질 받는것...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터무니없는 보상은 제 상식상 도저히 납득이 안됩니다.
 
저희집은 지난 수십년간 자체적으로 방역을 위해서 수천만원을 들여서 농장구조를 개선하고, 국가에서 하라는 HACCP 인증도 도내에서 최초로 받고, 많은 시간과 비용, 노력으로 농장을 운영해왔습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이렇게 하는것이 저희집으로서도 좋고 국가적으로도 축산업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라는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어머님께서는 무지렁이 농민입니다.. 처음에는 국가에서 하라니까 무조건 해야지라며 어쩔수없다고 쉽게 수긍하시는것처럼 보였지만, 점점 정신을 차릴수록 현실의 무게를 감당해내기 어려워하십니다.
 
제가 아들로서 할 수 있는 도리는 비록 소시민일지언정 기본적이고 당연한 권리를 찾기위한 작은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민원, 행정심판, 소제기 등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유 여러분들께서 그 보상금이라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으라 라고 하시면... 저도 지금의 비정상적이지만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 비정상적이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분들이 계시다면 응원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오유 여러분들께 의견을 여쭙는 이유는... 상식이 통하고, 억울한일 없는 세상을 갈망하고 지향하는 오유 여러분들의 생각이 가장 현명하고 보편타당할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유 여러분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소송으로 간다한들 승소할 수 없겠죠. 물론 저도 승소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억울한 마음이나마 발산하면 마음에 응어리라도 안맺히지 않을까요.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고, 남의 일이라 생각이 드시는 분들에게는 긴 글 읽는데, 시간을 뺏은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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