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예전에 택시 기본요금 1200 원이던 그 시절
정확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밤늦게 약간 거리가있는 친구네집에 갈일이 생겼었어요
여기는 대구
그때 당시 지하철도 없었고 10시30분이되면 버스는 종점까지 못가도 운행종료하고 차고지로가기에 택시를 타고가기로 했지요
차비가 아슬아슬하긴했지만 집에갈땐 친구에게 빌려서 다음날 주면되기에 일단 ㄱㄱ씽
근데 그날따라 요금이 평소때보다 약간 더 나오는거에요
2~3백원 모자란 정도?
친구네집엔 거의 도착해가는 지점이었기에 택시기사에게 요금이 약간 모자라다 거의 다와가니 요금이 얼마가되면 그 자리에서 그냥 세워 달라 이야기하니까 코앞인데 그냥 가주겠다는 거에요
내려서 걸어가도 10분정도면 도착할정도 거리였거든요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니까 갑자기 180도 태도 돌변...
모자란 요금을 다주던가 아니면 자기랑 드라이브가던가 그게 싫으면 경찰서로 가자는거에요
그런게 어딨냐고 아까 분명히 약간 모자란다 이야기하고 세워달랬는데 아저씨가 그냥 바로앞이니까 온김에 가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하니까
자기는 그런거 모르겠고 당장 돈을주던가 드라이브하던가 경찰서가던가 하라는거에요
친구한테 빌려와서 주겠다하니까 내가 널 뭘보고 믿냐 당장 주던가 아님 다른거 골라라
지금같으면 씨알도 안먹히는 소리겠지만 그땐 정말 순진했어서 겁부터 덜컥나고 눈앞이 깜깜해지더라구요
당장 주려니 돈은 모자라고 경찰서가면 부모님한테 연락할거같고 드라이브라니 미친거같고
친구집바로 앞이니까 잠깐 기다리라고 주겠다고 일단 무작정 내렸는데 너무 무서운거에요
근데 그 아저씨가 따라내리네요?
그냥 친구집으로가려니까 영 기분이 이상해서 친구네집 옆골목으로 들어가서 미친듯이 달리다가 대문이 살짝 열린집이 있길래 누구네 집인지도 모르고 그집으로 뛰어들어가서 대문 잠궈버리고
그집 옥상으로 올라가서 담넘가서 친구네집 가는 골목으로 가 정신줄반놓고 친구네 도착해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경찰서로 가자했었더라도 갔을지 의문이긴해요
그땐 삐삐들고 다니던 시절이라 핸폰같은것도 없었고
20년쯤된 10분도 안되는 짧은 기억이지만 아직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때의 놀래고 무서웠던 그 느낌들이
아직도 친절한 사람을보면 원래 성격이 그렇든 호감으로 대하든 경계부터하게되요
어린시절 스쳐 지나간 기억중 하나일뿐인데 오래도록 남네요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지 말고 착하고 바르게 삽시다
소심한 한마디
그때 그 택시기사 개깩끼 죽을때까지 평생 재수없어라 ㅡㅅㅡ
이상 내 인생 최대의 멘붕 스토리 였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