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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집. 실장님. 돈 없어?
게시물ID : menbung_479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결과보다과정
추천 : 8
조회수 : 122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6/08 14:3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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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붕게 글들을 읽다보니 불현듯 생각나는 인생 최대의 멘붕이 왔던 썰 풉니다.

4년전 지금의 남편과 알콩달콩 연애하면서 결혼 준비할 때였어요.
둘다 서로 결혼이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정신적 자립이라고 생각했기에 한 푼 도움없이 둘이서 갖고 있는 돈으로 최대한 아끼면서 준비를 하고 있었죠. 

솔직히 저나 남편은 결혼식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허나 완강한 부모님의 반대로 최소한의 결혼식 준비를 하고 있었구요. 스튜디오 사진 촬영도 전 별로 하고싶지 않았고 차라리 살면서 우리의 생활을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사진 많이 찍자고 했죠. 전 인위적으로 찍는 사진이 참 싫어요;; 

아무튼,
초밥, 회를 너무나 사랑한 저를 위해 하루는 논현동에 위치한 ㅇㅊㅂ 에서 초밥을 먹아러 갔어요. 평일 저녁인데도 사람이 많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초밥집은 바에 나란히 앉아서 앞에 있는 실장님과 소소한 몇마디 대화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날 저희 주변엔 유난히 커플들이 많이 앉아 있었고, 실장님과 종종 대화를 하고 계시더군요. 사족을 붙이자면 전 낯선 사람과 제 사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걸 그닥 안좋아해서 그런 곳에서도 굳이 먼저 말을 걸진 않아요. 먼저 저에게 말을 걸어주셔도 웃으면서 단답형으로만 답변하구요. 

저희 커플이 대화하던 도중 눈물주를 권하시며 말을 거시더군요.  
"연인이에요?"
"네~"
"결혼할 사이에요?"
"(웃으며) 네~~"
"결혼 준비 잘 되어 가요? 안 싸워요?"
"네~ 저희는 약소하게 할거라 준비할 게 많이 없어요. 촬영도 안할거고~"

여기서 말짜르며 한다는 소리가 
"촬영 안해요? 왜요? 돈 없어요?"
"..." - 여기서 1차 멘붕오고 말문히 막혀서 가만히 있으니, 남는건 사진 밖에 없다는둥, 인생 선배인 내 말 믿으라는 둥 혼자 아무말대잔치를 하시더군요.
열이 확 받았지만 싸우기 싫어서 그냥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허례허식 싫어서요~"
그러자...
"에이~ 돈 없구만, 돈 있으면 여기서 제일 싼거 먹겠어?"

저희가 그 때 제일 저렴한 걸로 먹고 있었거든요. 근데 처음 가보는 곳이라 맛도 모르면서 비싼거 시키기 싫어서 그런건데 완전 멘붕이 오더라구요.
전 이미 얼굴색이 확 변하고 똥씹은 표정으로 이 새키 뭐라는건가 한마디 하려는데 원체 똥은 무시하는게 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남편이 그냥 하지말라고 무시하라고 하는 바람에 아무 말도 못했죠. 

나중에 손님한테 너무 했다고 생각했는지 생각해줘서 하는 말이라는 둥 혼자 또 괘변을 늘어 놓던데 기가 차서 먹다말고 그냥 나왔어요.
두번 다시 그 식당 안가요.다른 지점도. 

근데 그 때 결혼 자금으로 모아놓은 돈이 1억이었는데(정말 악착같이 회사생활 8년하며 모은 겁니다ㅠ) 나님이 돈이 없냐는 소리를 듣다니...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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