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묵히고 묵히다가 꺼내봅니다.
답답함에 글이 두서없음에 양해부탁드리고
이 얘기는 현재가 아닌 '과거' 에 만났던 분 얘기입니다.
글에 앞서 특정 직업군을 일반화하여 욕하려는 의도가 없음을 밝힙니다.
그저그렇게 놀다가 만났고
남들이 말하는 좋은 방법으론 만나지 못했었지만
나도 의료인이 될 사람이여서.
상대가 현직 의료인이라 이것만으로도 공감대가 잘형성될 수
있다는 생각을 나혼자만 했었다.
부족한 나에게 많은 지식을 알려주고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서 힘들어서
불면을 비롯한 정신과약을 먹고있지만
날 환자보다 내자신 그 자체로 보아달라 했던 내 말에
내가 듣고싶어하는 말만 대답해준게 고마워서
알게 모르게 도 많이 의지하고
꺼내기 힘든 얘기조차 술에 기대어 가며 다 토로했던 어느날.
예전 첫 남자친구가 성병 보균자라더라.
돈십만원 하는 여윳돈조차 없는
한달 주말알바 30만원 월급인
내입장에서는 전공관련한 지식도 금전도 없었고
성병이란게 생소해서 오는 두려움이 커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실대로 털어놓고
도움을 처했다
어쩌면 그때부터 당신은
나에 대한 인식이 정해졌는가보다.
갓 스무살 넘긴 내가 너무 어리석어서.
호감과 호의 뒤에 습관처럼 달라붙던 성관계 요구도 뿌리치지않았고
그게 곧 좋은 감정인줄 안 착각이 나날이 심해졌더랬지.
우리는 사귀는 사이고
그러니 이런관계가 정상적인거라고.
그리고 학점에 목숨을 걸어야했던 내가
요구대로 만날때마다 잠자리를 같이하지않고
만나는 일일 점점 줄어들어가니까. 관계조차도 없어져가니싸
이때와서야 사실대로 털어놓았던 그 말.
내가 우울증에 시달려서 힘들어 하고
약리학적인 지식에 관련해서 도움을 청하기도 하고
법의학적인 지식을 너에게 구하고 자살기도를 청해도 돌아온 말은
"내뜻대로 너가 만나주지 않아서 진심으로 걱정하기가 싫었다.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 "
여기서 조차도 스물한살의 나는
서른중반의 당신이
매일 직업적으로 자살하는 환자를 접하고
죽음에 무뎌지고
정신과에서 얼마나 숱한 자살을 접하겠는가
직업병적인것이니까 이해해줘야 한다고
그렇게 한없이 병신같이 생각했다.
그리고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여전히 힘들어하는 나에게
절묘하게 5월달의 7일의 연휴기간을 앞두고 연락이 왔고
보고싶었다고 여행가자며 건네는 달콤한 말에
그 한두달 연락안했던 시간동안
없던 혜안이라도 생겼는지
너무 속내가 보이더라.
내가 정서적으로 힘들고
괴로운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였던거지.
내 몸이 좋았고
쉽게 넘어오는 정서적으로 불완전한 내가 좋아서.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을 앞세워서
애정표현이라는 명목으로 기대는 내 진심을 유린한거지.
난 우리관계에서 진심이였고
너무하다 생각한다고 .
이제는 다른사람 만나려 하니 연락하지 말자니까
성병같은거나 걸리고 더러운년
평소 행실이 안봐도 뻔하며
부모님이 그러라고 널 낳아준게 아니지않냐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
이 세마디로 사람 정신 다 흐트려놓고
보기좋게 차단했지
그리고 애석하게도 당신의 말 덕분에
매일을 힘들게 꾸역꾸역 약에 의존해서 살아내고
모든 남자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의심하곤
정상적인 이성관계도 유지하기 힘든 결과를 가져다주어서
가끔 접하는 정신과 전문의를 볼때도 그런 생각이 들더라.
당신도
잘난 명문 학벌과 좋은 집안과 명석한 지식과 남들이 우러러보는 직업군과
권위의식에 맛들려서
어린 여자 하나쯤은 어찌되었든 이래저래 휘두르다 버리나요?
라고.
타인의 마음이며 정서며 전혀 개의치않고
성욕풀기에 바빴던 당신도 전문의 시험 뒤에는
버젓한 정신과를 개원해서
환자를 상담하고 치료해줄 사람이라니
당신이름새긴 의료가운을 연상하는것만으로도
구역질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