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군단위 시골입니다. 군단위이기는 해도 인구가 매우 적어 한 집 걸러 한 집 누구 사는지 거의 다 알고 지나가는 사람이랑 부딪치면
부모님의 학교 동문, 부모님의 친구의 친척 이런식으로 다 연결되어 있는 시골입니다.
군단위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논밭있고 농사짓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데 콘도가 들어서고 관광객이 늘면서 농작물 절도범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어요.
부모님 친구 분은 토마토 심어놓은 걸 다 도둑받았다고 하시고 제 친구네 부모님은 옥수수의 반은 다 도둑받으셨대요.
관광객들이 우리 동네 다니면서 동네 공터에 심어놓은 호박, 고추, 깻잎 등등 죄다 따가고 심지어 아파트 화단에 심어놓은 것도 따가고
암튼 눈에 보이는 건 죄다 따가면서 홧병으로 들어눕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갔는데 밭마다 울타리가 처져 있어요. 그냥 울타리가 아니라 철조망으로 만든 울타리요.
막 군대에서 세워놓은 울타리 같은거요. 위에는 막 꼬여있는 철조망 있고 겁나 살벌하게 생긴 울타리가 밭마다 생겼어요.
아빠한테 물어보니 여름에 타지사람이 하도 훔쳐가지 저렇게 울타리를 세웠대요. 그래서 분위기가 너무 무섭다고 했더니
그래도 훔쳐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사람들도 살벌하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24시간 밭만 지켜볼 수는 없으니 이렇게 라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도둑놈들 때문에 고향에 무슨 감옥마냥 울타리가 생기고 있어요. 울타리 세운 집은 확실히 훔쳐가는게 없다면서 지금 세우지 않은 집들도 만들려고 한답니다.
조용하고 지루할 정도로 변화없던 고향이 점점 감옥처럼 변하고 있어요.
이게 무슨 절도야 그냥 한두개 따는건데 무슨 시골인심이 이모양이야 하여간 시골이 더 해요 하면서 지랄하던
도둑놈들 니 놈들 때문에 내 고향이 감옥처럼 변하고 있다 새키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