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오베에 담배피는 초밥요리사를 보고 느낀 점을 몇자 적어 봅니다. 저는 한때 요리를 업으로 삼았던 보통 사람이고 흡연자입니다.
요식업, 특히 주방에 있는 사람들중에 담배피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군대 다녀온 남자분들은 아실테지요. 남성집단에서 비흡연자가 받는 역차별이요.
학연, 지연, 흡연이라는 우스개소리가 있을 정도로 담배는 관계를 쉽게 풀어주는 매개체 이기도 합니다. 처음 만나는 어색한 관계에서도 "혹시 담배 피세요? 담배한대 피러 가실래요?" 하면 같은 흡연자라면 조금 더 빨리 친해지는 경우도 있구요.
주방일...정말 힘들고 고되죠. 그래서인지 무엇보다 위생이 중시되어야 할 주방 역시도 흡연자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항상 마음 한켠이 찝찝했던것도 그 점이였어요. 제가 주방보조 알바정도 할 때야 '나는 알바니까' 딱 그 정도의 마인드 였던것 같아요. 한산할 때 주방 형님과 같이 담배피는것도 예삿일이였으니까요.
그러나!!!!!! 그냥 용돈벌이 하러 온 알바생의 마인드와 요리를 업으로 삼는 사람의 마인드가 같아선 안되죠. 특히나 맨손으로 음식을 만드는 일식요리사는 더더욱이요.
제가 일식쪽으로 가려 했을때 '주방에 들어가면 금연을 하리라' 다짐했었어요. 맨손으로 초밥쥐는 요리사가 흡연자면 왠지 초밥에서 담배냄새가 날 것 같았거든요. 물론 담배냄새가 배진 않습니다. 사실이 어떻건 간에 흡연자인 제가 생각해도 찝찝하기도 했고 또 그건 손님에 대한 기본예의라고 생각했구요. 근데...일식쪽 역시도 흡연자들 많더군요... 제가 생각했던 일식, 일식 요리사의 대한 일말의 기대는 나락으로 떨어졌어요. 그 분들에게 요리는 그냥 돈벌이 수단이고 수많은 직업중에 요리를 선택했을 뿐이였어요. 직업의식? 장인정신? 그런거 없습니다. 물론 모든 요리사들을 싸잡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훌륭한 요리사분들이 더 많을거예요. 그러나 제가 겪은 꽤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