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정도 전에 가게 마감을 하고 가게 문을 잠그는데 옆건물 어귀에서 어떤 젊은 남자가 얼쩡거리면서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는겁니다. 인식은 했지만 별로 신경 안썼죠. 근데 편의점에서 물이랑 담배사가지고 나오는데 길건너편 쪽에 그 남자가 아직 있었어요. 가게와 편의점이 근거리라 그때까지도 별 신경을 안썼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는길에 (가게에서 집까지 도보로 7~8분정도거리)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뒤돌아보니 그 남자가 절 뒤쫓아서 따라오는 거에요. 눈까지 마주치니 갑자기 멈춰서서 핸드폰보는듯하게 딴짓을 하더라구요. 정말 찜찜한데 사람들도 아직 다니는 시간이고 주택가라서 설마~하고 가던길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등진 가로등 불빛때문에 제 앞으로 그림자가 지는 상황이었는데 그 남자 그림자가 제 시야에 들어올정도 거리가 좁혀지는거에요.
찰나에 별 생각이 다들더라구요. 이게 설마 말로만 듣던 그런 일이 드디어 나에게도 벌어지는건가? 이러면서요..
그러다 진짜 어두운 골목으로 진입하기전에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확 뒤로 돌아 멈춰서고 "뭐요 당신?" 하니 갑자기 20대초중반에 평균정도 체형(170중반에 한60키로대 정도로 보였음) 남자가 횡설수설하면서 "제... 제가 너무.. 배..배가 고파서 그러는데 먹을거좀 주시면 안될까요?"
갑자기 긴장이 확 풀리기도하고 어이도 없어서 " 나참, 어이가 없네 " 이러고 그냥 뒤돌아서 제 갈길 갔습니다.
왜 난생 처음이냐면 저는 30대중반의 185키, 0.1톤 돼지에 소싯적에 불심검문 당할정도의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자거든요. 여태 살아오면서 체력이나 힘으로 별로 밀려본 적이 없고해서 평생 한번도 내가 범죄의 대상이 될거란 생각을 해본적도 없는지라 더 긴장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솔직히 야심한 시간에 어둑한 길에 여성분과 뜻하지않게 둘이 걸어가게 되는 상황이 되면 제가 알아서 앞질러가거나 잠깐 핸드폰하면서 멈춰서서 거리유지를 했었는데 뒤쫓기는 기분이 이런거구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ㅋㅋ 나같은 놈도 이렇게 긴장되는데 여성이면 정말 무섭겠다 생각도 들었음
근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정말 이상했던거는 만약에 정말 구걸할 의사였다면 그냥 편의점앞에서 말을 하던지 아님 좀 들어줄거같은 사람한테(정말 제 외모 삭막합니다 ㅠㅠ 소싯적엔 사람들 편견에 상처도 좀 받았을정도) 말을 하던지 하지 굳이 저같은 사람을 진짜 깜깜한 골목길 어귀까지 50미터 넘게 따라왔을까요;;;
거기서 제가 멈춰서서 내가 너를 잔뜩 경계하고있음을 알린게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야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