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음식을 연일 먹다보니 오늘에 와서는 갑자기 짜장면이 끌리더군요.
거실에 나가 동생에게 물어보니 동생도 거짓말처럼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딱 좋다 싶어서 평소에 전화하는 단골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왠 약간 나이드신 여자분이 전화를 받으셨습니다.
'여기 XX동 XXXXXX번지인데 배달 되나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솔직히 저희집이 그래도 몇 번 주문을 하기도 했고, 저번에 전화했을 때는 지번만 말해줘도 바로 알아먹고 오시길래 이거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면 모르겠는데요;'라고 하더군요.
...? 지번을 말해줘도 모른다는게 무슨 소리인지 심지어 꽤 많이 배달왔던 집인데 뭐지? 싶어하면서
집 근처에 있는 상표건물을 알려주면서 설명했습니다.
'XXXX 맞은편 건물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이거면 알겠지 생각하면서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셔도 모르겠어요'라고 하더군요.
아니, 지번도 안되고 상표건물도 모르고...그럼 뭐 어떻게 하라는거지? 싶어서
'그럼 어떻게 말해야 아시겠어요?'라고 물어보니 '그냥 귀찮으니까 배달 안 가요'하고 끊더군요.
좀 황당하더군요. 전화 받는 사람의 태도를 떠나서 지번을 설명해도 모르고 건물을 설명해도 모른다? 그것도 많이 배달왔던 집인데?
그냥 다른 거 먹을까 하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되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까 전화했던 사람인데...여기 꽤 자주 배달오셨는데 지번을 말씀드려도 못 온다는게 무슨 의미에요?'
이렇게 말했더니 정말 과장이나 농담끼 빼고 웃음기 섞인 말투로
'아니 그냥 다른데 시키세요 ㅋㅋ 왜 자꾸 여기에 전화하세요?'라고 하는 겁니다.
정말 아무리 양보해줘도 정중한 태도는 아니었어요. 100% 비웃는듯한 말투였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저희 동생이 '헐 왜 저렇게 싸가지 없이 말해?'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진짜 욕이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꾹 참으면서 '그럼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알아들으실 수 있을까요?'라고 다시 재차금 물어봤습니다.
솔직히 이 시점에선 여기서 음식을 먹고 싶다기보다는 대체 어떻게 주소를 설명해야 이 사람이 알아먹는걸까? 하는 궁금함이 더 컸습니다.
그랬더니 '아 몰라요 바빠서 귀찮으니까 안 가요'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는데 과장 없습니다.
이런 류의 글에는 항상 과장이 달리는거 알고 있지만 진짜 제 기억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말투 하나하나까지 그대로 적고 있는겁니다.
'아니, 그럼 배달을 오기 싫으시면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던가 X같이...'
대충 여기까지 나오다가 이대로 가면 도저히 좋은 꼴 못 보겠다 + 동생도 바로 옆에 있으니까 라는 생각에
'하, 욕나올 것 같네.....라고 작게 중얼거리고 바로 '알겠습니다'라고 말하고 끊었습니다.
이렇게 황당한 응대를 받을 걸 알았다면 녹음이라도 했을텐데 ㅋㅋㅋ;
솔직히 진짜 전 가게의 사정 같은건 꽤 신경써주는 편입니다. 사장들 입장에서 말하면 존나 편한 손님이죠.
뭐 실수를 하던 음식이 늦게 나오던 주문이 틀리게 나오던 뭘 빼먹던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그런 손님입니다.
바빠서 배달을 돌리기 힘들다...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장사인걸요. 회전율이 중요할 수도 있죠.
'바빠서 배달을 못 갈 것 같아요'라는 한 마디면 정말 아무말 없이 전화 끊고 '안된데'라고 말하고 끝냈을겁니다.
당장 이거 다음에 전화한 교촌치킨에서 '지금 배달하는 사람이 없어서 배달 안되겠네요'라고 말하는거 듣고 '아, 그러세요. 알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전화 끊었습니다.
제 평소 성격도 사람들이랑 부딪히고 싸우는걸 피하는 성격이라 더욱 그렇고요.
하지만 배달을 못 오는 것과 그걸 말하기 싫어서 손님을 개차반으로 대한다? 그건 전혀 다른 문제죠.
마지막으로 음식점에 빡쳐본게 한 2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 황당하네요.
아니나 다를까 리뷰 검색해보니 안 좋은 이야기도 몇 있고...
참 황당할 따름이네요. 앞으로 다신 여기서 먹을 일 없겠지만
제발 하루 빨리 망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