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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를 이해한다.
게시물ID : menbung_5714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드네임
추천 : 0
조회수 : 24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12/18 03:00:29
나는 우리를 이해한다.
나보다 조금만 윗세대로 가도 교사들로부터 거의 학대 수준의 교육을 받아온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당장 나부터가 교사에 대한 좋은 기억이 없다.
내가 자기보다 수행평가 성적이 더 좋다는 이유로 어떤 아이가 내 가방 속에 상습적으로 쓰레기를 넣고 수업시간에 내게 욕설을 하며 화풀이를 할 때도, 귀찮게 굴지 말라던 담임의 말을 기억한다.
나는 우리를 이해한다.
나는  성적과 외모, 돈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던 교사들도 기억한다.
내 주변 누구도 사실은 교사에 대해서 마냥 좋은 기억만 있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분노하는 우리를 이해한다.

나는 우리를 이해한다.
퇴근을 해도 계속 걸려오는 학부모들의 상담 전화와, 사생활을 아무렇지도 않게 간섭하는 많은 시선들에 회의를 느끼는 교사들을 이해한다.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혼을 내면 다음날 학부모가 찾아와 삿대질을 하는 모습에 퇴직을 고민하는 교사들을 이해한다.
선생님의 말을 귀담아 듣지도 않고 별로 존중하지도 않는 학생들을 통제하느라 목이 터져라 말하는 교사들을 이해한다.
과거의 교사들의 과오로 계속해서 평가절하당하는 어린 교사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나는 또한 우리를 이해한다.
교생실습을 나갈 때,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와닿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밤을 새며 공부하던 동기들을 이해한다.
매일같이 수업연구를 하고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을 이해한다.
 아이들만 봐도 행복한 그들을 이해한다.

 나는 나를 이해한다
나는 절대로 저런 선생님이 되지 않으리라, 매일 이를 악물며 공부하던 나를 이해한다.
어떤 교사가 나쁜 교사인지 너무 잘 알기에 스스로를 매일 채찍질하는 나를 이해한다.

 
우리는 우리를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속의 '나'를 이해한다. 우리가 겪었던 슬픔과 고통은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 없고, 아무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를 이해해야 한다.
'너' 가 아니라 '우리'가 되어야 한다.

사실 교사가 학생을 통제할 수 없을 때 가장 상처받는 것은 아이들이다. 
학교폭력을 휘두르는 학생도 제어할 수 없고
수업 분위기를 망쳐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도 제어할 수 없다면
누가 가장 상처받고 피해를 입는가?
아이들이다.
우리는 오로지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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