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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미안하다고 말 할 줄은 알게 좀 가르치세요
게시물ID : menbung_1713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ICIS8.0
추천 : 10
조회수 : 599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4/11/22 21:15:17

오늘 오후에 학교 단과대 휴식공간에 있었습니다.
과제를 하기 위해 저를 포함한 세 명이 노트북을 가지고 있었고
저는 노트북 충전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콘센트가 테이블과 멀리 떨어져있고 공간 안에 콘센트가 몇 개 없는 사정상
줄을 길게 늘어뜨려서 남들이 걸리지 않게 일부러 자리를 옮겨서 꽂았습니다.

반대편 구석진 자리 쪽에는 어떤 아저씨와 그 딸로 보이는 분들이 있었구요
딸이 아직 어린 것 같았지만 재잘재잘 말하는 걸로 봐서는 그렇게 어리지는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친구들과 과제하다가 밥을 시켰는데 테이블이 노트북으로 가득 차서
다른 테이블로 잠깐 옮겨서 밥을 먹었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여서 자리를 옮겨도 피해주는 일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밥을 먹고 있는데 뒤쪽에서 쾅 하는 큰 소리가 났습니다.
네, 제 노트북이 테이블에서 떨어져서 바닥에 아예 거꾸로 처박혀서 있더군요
그 아이가 계속 뛰어다니다가 줄이 발에 걸린 게 아니라
줄을 아예 자기가 발로 끌고, 밀고 뛰어가다가 제 노트북이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정확한 정황도 모르는 저는 뒤쪽에서 일어난 일에 어안이 벙벙했고 사건을 보러 가자
아이가 넘어져있길래 일단 너무 미안하다고 사과했습니다.
노트북을 줍고 나니
그 아이 아버지로 보이는 아저씨가 다가왔습니다.
여기서 더 가관인건, 제가 물론 줄을 그렇게 바닥에 늘어뜨린 것도 잘못이겠지만
노트북 모니터쪽 한 구석이 많이 까지고 모니터 부분이 분리된다고 해야하나
두 판이 벌어진 상태였습니다.

또 오른쪽 구석은 아예 찌그러져서 틈새가 벌어졌더라구요.

근데 그걸 보고는

"괜찮네?"

이 한마디가 끝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당황하고 놀라서 모니터를 딱딱 소리내면서 합치는데

"뭐야, 원래 분리되는 거였네"

이러는 겁니다.

그리고 아이는 아까부터 제 노트북 손상된 거 뻔히 알면서도
제 노트북이랑 저를 째려보더라구요^^
그러더니 제가 막 찌그러진 부분을 만지니까 슥 눈치보더니 그냥 자리로 가시더라구요?

왜요, 물어내라고 할 까봐 무서우셨나요?

너무 황당해서 식욕도 다 없어지고
과제 때문에 안그래도 힘든데 따지지는 못하고 친구들이랑 얘기하면서
이거 얼마정도 깨지겠다면서 그 정도로만 들리게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얘기 듣고는 나중에는 지나갈때마다 노트북 흘금흘금 보시던데
제가 잘못한 점도 있지만 그 아이가 노트북 선을 아예 밀고 다니면서 뛰어다닌 잘못은 없나봐요?
아이가 어떻게 됐는지 관심도 없이 있다가 사건 터지니까 조용히 구석가서 모르는 척 하면 되나봐요?
어쩐지, 그 아버지에 그 딸 같지만 아저씨가 사과하는 말을 한 마디도 안 하니까 애도 안 하더라구요


이 글 보고계시면 좋겠네요.
아저씨, 아저씨 큰 따님 저희 학교에서 영재교육 받고 있는 것 같던데
아저씨로 봐서는 영재가 맞는지 의심됩니다
아이한테 사과 한 번 할 줄 모르게 가르치는 부모를 소문으로만 듣다가
이렇게 만나니 참 어안이 벙벙하고 어이가 없네요.

조금만 더 기운이 있었다면 따지고 들었을텐데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그냥 가도 되는 줄 아셨죠?
제가 제일 아끼던 노트북이었고 부모님께서 힘들게 일하셔서 버신 돈으로
대학 들어간다고 사준 거였는데

그 상황에서 미진하게 대처한 저의 잘못도 있지만
최소한 양심의 가책은 느껴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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