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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오니 생각나는 멘붕사건..
게시물ID : menbung_173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객엉령
추천 : 4
조회수 : 591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12/03 12:50:34
안녕하세요 오유를 항상 눈팅하고 있는 객엉령입니당..
 
때는 약 3년전 겨울이었어요..
저는 그 당시 군대를 간 남자를 기다리던 소심소심한 여징어였죠,..
 
소심소심한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 마트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요
제가 선택한것은 시식의 꽃 고기 시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요령이 없던 저는 판매량도 저조하고 온갖 눈치를 받게 되었고..
그로인해 저는 1분도 쉬지않고 큰소리로 고기를 사라는 멘트를 하게되었어요..
그로 인해서 목이 너무 쉬어버려서 목소리가 완전 괴기스러웠답니다
원래부터 중저음이었는데 쉬어버린 탓에 쇳소리가 섞이면서 엄청 그로데스크한 목소리가 되어버렸죠
 
ㅜㅜㅜㅜㅠㅠㅠ
그러던 어느날..
군대에 가있던 그놈아가 휴가를 나오던 날이었어요
매일 일-집-일-집을 반복하던 저는 오랜만에 남자를 만난다는 기쁨에 한껏 단장을 하고
설레는 마음에 도착 예정시간보다 몇시간이나 빠르게 용산역에 도착 했지요.
 
그 놈아는 군대에 가기 전에 저에게 약속을 했었어요.
제가 기타치는걸 좋아하는데 그놈아의 통기타를 군대에 가 있는동안 빌려달라고 했었거든요
알았다고 해놓고는 군대가기 전 마지막 만나던날 집 문을 열쇠로 잠구더니 창밖으로 던져버리더라구요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한 행동이었던것 같아서 막 웃고 난리가 났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집안에 있던 기타를 주기 싫어서 그런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그넘아가 첫번째 휴가를 나온 날 기타를 달라고 했더니 ...
 
안돼 우리엄마가 사준거란 말이야.
 
라고 하더군요..나쁜 사람 같으니 그럼 약속을..
그러더니 복귀날 부대로 가져가 버렸어요
 
제가 추후에 그걸가지고 계속 압박을 하자 이번 휴가때는 기타를 메고 나온다 하였어요
 
용산역에서 설레는 맘을 안고 기다리던 중에
열차가 도착했습니다. 근데 예정시간보다 빠른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안경을 끼고 구릿빛 피부에 병장이고 기타를 멘 남성이 나오는게 아니겠어요?
 
신이나서 저는 매우 빠른 속도로 뛰어갔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부르지도 못하고...
그 남자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탔고
저는 후다닥 그 뒤로 따라갔지요
 
어떻케 놀래켜 줄까 뒤에서 깜짝 허그를 할까 어쩔까 짧은 생각 끝에
장난기가 많던 저는 그 남성분의 ...
엉덩이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ㅡㅡ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더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덩이를.. 한손에 가득 찰만큼,,,,,,,,,,,,,,,,,,,,,,,,,꽈악 쥐었어요
 
히힛 놀라겠지? 라는 맘에 제입은 이미 귀에 걸려있었고............
그분이 놀라며 뒤를 돌아본 순간..
난생처음 본 남성분이 매우 놀란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시더군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그대로 얼어버렸고......................................................................
가녀린 목소리로 죄송하다라는 맘을 표현하고 싶었으나..
입에서는 괴기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죄송하다....그리고 제눈엔 눈물이 고였고..........
 
그 천사같은 마음씨를 가진 남성분은.. 허탈한 미소로
'괜찮아요....군인이 다 똑같죠.....'라고 하셨어요
 
하필이면 에스컬레이터 에서.........
시간이 멈춘듯한 그 몇분.. 저는 진짜 쥐구멍에 숨고 싶었답니다..
 
근데 그 남자분 ㅠㅠ 혹시라도 오유 하신다면... 그때 불쾌하게 해서 너무 죄송했어요..ㅠㅠㅠㅠㅠ
제가 음료수라도 건네드리고 싶었는데 그러면 더 어색해하실거 같고 그래서..ㅠㅠㅠㅠㅠ
하필이면 엉덩이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그 넘아는 한참 뒤에야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정말 아까 그 분과 똑같은 모습으로요..
저는 확신하고 달려간 거였는데
다시한번 군인들이 참 많이 닮음(?)을 느꼈덩......
 
 
그리고 그 넘아 는 저에게 뺨맞고 경찰서 갈뻔했네? 하면서 엄청 크게 웃었고
친구들과 어머니 앞에서도 그 이야기를 하며 저의 챙피함을 부각시켰답니다.
 
그리고 우린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중에 가장 아까웠던 시간이 저넘 믿고 기다린 시간이랍니다.
그러니까 군인을 멀리하고 책을 가까히 하시는게 낫습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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