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기도 성남에 사는 여징어입니다
방금 분당선을 타고 모란시장 바로 전 역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문가에 옷 멀쩡히 입고 그.... 번ㄷ..ㄱ..만 내놓은 남성이 있더라고요
저는 평소에 정의로운 시민이지만 그 순간은 머리가 하얘지면서
'빨리 내려야해 위험해 내려야해'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내려서 제가 안전해지자마자 저는 경찰에 신고했고
사실 바로 근처에 있는 역무원에게 말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는 사실은 신고 후 5분뒤에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실 열차 번호를 보는 법을 몰라서 방향과 맨 뒤 열차라고만 말씀드렸는데
신고 뒤 10분후에 경찰이 다시 연락이 온 걸 보면... 아마 못잡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은 계속 움직이고 있고 ㅠㅠ 그 남자도 거기 계속 있으란 법이 없으니까요
잠시 만날 수 있냐고 경찰님이 물어보셔서 잡히면 만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사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번데기만 뇌리에 남았거든요...
이런 상황에 놓이면 사람이 생각을 제대로 못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어떤 식으로 뇌가 돌아가냐면
1. 번데기
2. 번데기 피한다
3. 번데기 피한다
4. 번데기 피한다
5. 번데기가 날 공격 못하게 피한다
6. 걷는 방법은 오른발 왼발 반복으로 피한다
이런 느낌으로 돌아갑니다...ㅠㅠ
아직도 번데기가 눈에 선하네요... 멘붕입니다...
제가 이렇게 무력하게 피해버릴 줄이야...
내리면서 지나쳤던 그 변태 근처에 아무것도 모르고 서 계시던 여자분께 죄송합니다
뭐라고 말씀이라도 드렸어야 하는데 정말 피해야겠단 생각뿐이었습니다
정말... 찰나에 많이 고민했지만... 열차는 떠나고...
범인이 잡히고 아무도 그 번데기를 다신 못보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