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이 있어서 일주일쯤전에 한국에 들어왔거든요 (원래 해외거주)
마땅히 있을 곳이 없어서 이모네 집에서 신세지고 있는데 이모 집이 부천 상동에 있어요;;
어젯밤에 친구들이 만나자고해서 서울쪽에 약속이 잡혔습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부천-서울이 좀 떨어져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하철을 타려고 오늘 아침 한 7시쯤에 나왔습니다
원래 제 경험상 이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자리가 없는데
무슨 럭키인지 제가 딱 타자마자 자리가 하나 보이더라고요
전 고속터미널역까지 가야하는지라... 한 20정거장 가야되더라고요?
편하게 가겠넹 ㅎㅎ 하면서 앉아서 노래들으면서 가는데
다음 정거장에 사람들이 타면서 어떤 한 20대 초중반 되보이는 여자가 앞에 서더라고요
처음엔 자세히 보지도 않았습니다
한 다섯 정거장 더 갔나? 이어폰 오래 꼽고 있으면 전 귀가 아파서
수시로 빼서 몇분동안 노래를 안들어요
이어폰을 빼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그 여자가
"일어나주실래요?" 하길래
"네? ㅇ_ㅇ??" 이런 표정으로 쳐다봤는데
피식 웃으면서 자기 발을 가리키더라고요
"저 하이힐 신었는데 비키는게 매너 아니에요?"
?????????????????????
외국가서 산지 1년 6개월 됐는데, 매너의 개념이 바뀐건가? 싶었죠
솔직히 왠만하면 비켜주겠는데, 존나 당당하게 니가 왜 앉아있음? 하는 표정이랑 말투로 요구하길래
저도 짜증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대놓고 한마디했습니다
"저기요, 여자고 하이힐 신은게 벼슬입니까? 그리고 하이힐신고 서있으면 발 원래 아픈거 몰랐어요? 오늘 처음 신어봐요? 알면서 신어놓고 남한테
자리를 달라고 강요하는게 잘못 된거 아닙니까?" 하면서 따졌더니
갑자기 훌쩍거리더라고요????????
?????????????????????????????????? ㅆㅂ 머지?????? 정신적으로 문제있는 여잔가 했쬬
그러다가 무슨 7살 어린애마냥 후에에에에에에에엥ㅇ 거리면서 울더라고요
어이 털렸습니다 다 큰 성인이 쌍욕을 얻어먹은것도 아니고, 좀 따진거가지고 갑자기 쳐울다뇨
근데 주위 반응이... ㅋㅋㅋㅋ
어떤 저랑 나이 비슷해보이는 남자가 오더니
여자한테 괜찮으세요? 하면서 물었는데
여자가 하는말이 개가관...
"자리 좀 양보해달라고 했는데... 저사람이 소리지르면서 욕을..."
ㅆㅃ 저 욕 안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솔직히 했어야 되는거 같은데...
이러니까 남자가 갑자기 제 어깨 잡더니
"비키시죠 여자한테 자리하나때문에 욕하고 이게 뭡니까" 이러는데
무슨 일본 애니보는줄 알았네요 개오글거렸음
개당황해서 이건 무슨 시나리온가 몰래카메라 찍는건가 생각도 들었습니다
별수 있습니까 우리 하이힐 신으신 마님이랑 충성스러운 돌쇠님이 비키라는데 비켜야죠
그냥 "아 예... 죽을 죄를 졌습니다" 하고 다른 칸으로 옮겼네요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별의별짓하는 아줌마나, 개념없이 노약자석 앉아서 편히 가는 중고딩 얘기는 들어봤어도
이건 난생 처음 보네요 이게 일상인데 그냥 제가 오랜만에 타서 모르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