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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해석이 부른 참사 - '담배 성폭력 사건'
게시물ID : menbung_204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urakumo
추천 : 13
조회수 : 1116회
댓글수 : 57개
등록시간 : 2015/07/03 17:03:37

요즘 인터넷에 여혐몰이의 광풍이 거셉니다. 여성시대, 메르스 갤러리 등이 앞장서서 온갖 행위와 단어들을 확대해석해서 여성혐오로 규정하고 있지요. 심지어 트위터에서는 장동민, 여성시대, 소라넷 등의 주제로 온갖 사람들에게 사상검증과 인민재판을 시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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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검증 당하는 진중권 교수>

이처럼 검열에 대한 욕망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몇 년 전 소위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언론까지 탔던 '서울대학교 성폭력 대책위 사건'입니다.


시작은 단순했습니다. 2011년 봄,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에서 교제중이던 커플이 있었는데 남자가 여자에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찬거죠.
그야말로 흔하디 흔한 CC 깨지는 이야기고 전혀 이슈화될게 없는 일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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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여자가 남자를 성폭력으로 고발했습니다.

'페미니즘적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큰 태도'를 보였다면서 말이죠. 이성애 여남관계가 도대체 뭔 소린지 신경쓰이면 지는겁니다.
그렇다면 이 페미니즘적으로 비판받을 소지가 큰, 인간적 수치심을 준 성폭력적 행위가 무엇이었느냐. 그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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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는 것이었습니다.

흡연은 여성에게 호의적이지 않으며 남자는 흡연을 통해 자신의 남성성을 부각시켜 여성이 의사를 표시할 권리를 억압했다.
이것은 여성의 입장을 무시하는 것이며 이 사회의 젠더 위계(쉽게 말해 성차별적 질서)를 부각시키는 행위이자 젠더폭력이다.
이런 논리로 상대를 성폭력으로 고발한 것이죠.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말이 안되는 확대해석입니다. 성폭력의 범주가 넓어졌다곤 하지만 흡연이 성폭력이다? 나가도 너무 나갔죠.
그랬거나 저랬거나 이 고발건은 당시 학생회장에게까지 올라갔습니다. 당연히 학생회장은 고발을 기각했죠.

그러자 이번에는 학생회장에 대한 공격이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대책위까지 꾸려가면서 말이죠.
대책위는 '2차 가해자'니, '명예남성'이니 하는, 요즘 어디서 참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써가면서 그야말로 인민재판을 가했습니다.
이들이 담배 피운 남학생과 학생회장한테 얼마만큼의 폭력을 가했는지는 당시 회의 기록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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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폭력적이었다', '인권을 존중하여 조치를 강구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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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를 참칭하지 말라', '극도의 정신적 공황상태'

이와 같은 인신공격이 반 년 이상 이어지고, 성폭력으로 남자를 고발한 '피해자'에게 보낸 사과문조차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학생회장은 2012년 가을에 사퇴를 결심합니다. 이때의 사유서에도 그간 겪은 고통이 아주 절실하게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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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거식증, 트라우마. 성폭력에 대항하는 광기어린 성전에 이성적 사고로 맞선 대가는 이런 가혹한 것들이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언론을 타면서 일파만파로 전해지고, 서울대 사회과대학에서는 이를 계기로 학칙 개정이 이루어지긴 했습니다.
'피해자'의 주관적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피해자 중심주의를 폐기하고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하도록 개정되었죠.
그러나 1년 반동안 인민재판을 당한 학생회장과 남학생은 그 어떤 공식적인 보상도, 사죄도 받지 못했으며
이 사단을 낸 최초 고발자 A 및 그가 속해있던 단체 역시 어떤 공식적인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성폭력. 여성혐오. 모두 심각한 문제이자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개념에 대한 확대해석과 사상에 대한 광신이 결합하면 이처럼 끔찍한 마녀사냥, 인민재판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서울대 사건에서 고발자와 대책위는 그들이 주장하는 '성폭력'을 아득히 초월하는 끔찍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트위터와 자칭 '메갈리아'들은 때로는 개인에게, 때로는 불특정 다수에게 혐오와 폭력을 퍼붓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한없이 확대해석하고, 자신이 가하는 폭력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무감각한 태도.
자신이 믿는 '페미니즘'의 이름 하에 사람의 인격과 기본적인 인권조차 짓밟고 유린하는 잔혹성.
이런 광신도들에게 과연 '폭력'과 '혐오'를 논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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